한국일보

설경구·송강호 등 ‘살과의 전쟁’

2001-11-23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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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충무로에서는 ‘누가 몇 ㎏을 뺐다’는 둥, ‘몰라보게 달려졌다’는 둥 배우들의 변신에 관한 소리가 심심찮게 들린다.

최근 배우들이 몸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배우의 변신이야 무죄겠지만 몇 달 새 10㎏이상을 늘렸다 줄였다하거나 전에 없던 근육질의 몸매를 자랑해 부러움을 사고있다.

대표적인 배우는 설경구. 그는 올해 ‘공공의 적’(강우석 감독)에서 과거 복서 출신이자 무자비한 악질 형사를 연기하기위해 10㎏ 가까이 살을 찌웠다.


몇 달 전 ‘공공의적’ 촬영 현장에서 만났을 때 설경구는 말라서 날카롭게 보였던 ‘박하사탕’때의 모습은 온데 간데없고 배가 제법 나온 중년 아저씨가 돼 있었다.

그 당시 체중이 80여㎏. 갑작스럽게 불어난 살 때문에 힘겨워하는 눈치였다.

그러더니 최근에는 그가 다시 몸무게를 15㎏가량 감량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박하사탕’으로 그를 `연기파 배우’로 발돋움시킨 이창동 감독의 신작 ‘오아시스’에 출연 하기위해서다. 사회와 가정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외로운 남자 `종두’와 순수하지만 자신 만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여자와의 가슴뭉클한 사랑을 그린 이 작품에서 그는 껄렁껄렁한 성격의 `종두’역을 맡았다.

이창동 감독은 그에게 ‘겉옷을 벗었을 때 갈비뼈가 살짝 보였으면 좋겠다’라고 주문했고, 설경구는 무섭게 체중 감량에 돌입했다.

`살과의 전쟁’을 위해 남들은 금식이니 지방 흡입술이니 갖은 시도를 하는 마당에 그는 꾸준한 운동과 술자리를 피하는 것만으로도 15㎏을 빼는데 거뜬히 성공해 `독종’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 이면에는 그의 `프로정신’에 대한 칭찬이 녹아 있다.

설경구와 함께 호흡을 맞출 문소리도 11㎏ 감량을 목표로 현재 `안먹는 중’이다.


설경구 못지않게 몸 만들기에 `독기’를 품은 사람이 또 있다. 바로 유오성.

영화 ‘친구’로 명실상부한 한국의 대표 배우가 된 유오성은 1982년 WBA 세계라이트급 타이틀전 도중 쓰러져 유명을 달리한 김득구 선수의 일대기를 그리는 영화 ‘챔피언’(곽경택 감독)에서 `김득구’역을 맡아 프로 복서로 변신할 예정.

’친구’의 성공 이후 쏟아지는 출연 제의에 유오성은 ‘도통 일을 못하겠다’며 촬영도 들어가기 전인 넉달 전(8월) 일찌감치 제작발표회를 감행해 각종 `러브콜’을 차단시켰다. 이후 지금까지는 몸 만들기에만 열중하고 있는 상태.

코리아픽쳐스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유오성은 지난 7월부터 정두홍 무술 감독이 운영하는 `액터스스쿨’에서 기초체력 및 권투 연습 등 하루 4시간씩 일반인이 견디기 어려운 강도높은 훈련을 받고 있다. 평소 축구를 좋아하는 등 `만능 스포츠맨’으로 소문이 나있던 유오성은 술자리에서 가끔 프로 권투 선수 같은 포즈를 취하며 `나랑 한판 할까’라고 제의해와 그의 지인(知人)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고. ‘챔피언’은 12월 중순부터 본격 촬영에 들어간다.

그런가하면 한국 최초의` 정통 하드보일드 영화’를 표방하는 ‘복수는 나의 것’(박찬욱 감독)에 출연 중인 송강호는 살을 7㎏이나 뺐다. 삶의 희망이자 하나뿐인 딸을 유괴당한 뒤 세상과 싸움을 시작한 남자 `동진’을 연기하기위해서. ‘넘버3’ ‘공동경비구역JSA’에서의 순박하고 투박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오직 복수심에만 불타는’ 초췌하고 날카로운 모습만 남았다는 게 주위의 평가.

이들 배우의 대기만성(大器晩成) 뒤에는 이처럼 끊임없는 자기 관리와 프로정신이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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