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냥여행

2001-11-23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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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람의 주말나기

이진택씨(44·자영업) 만큼 독특한 주말을 보내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한 달이면 적어도 두 주 이상 씩, 미 전국 방방곡곡으로 사냥 여행을 떠나는 그의 두 손에는 돌아올 때 항상 수확물이 가득 들려 있어 주변 사람들을 마냥 즐겁게 한다.

보통 사람들에게 생소하기 짝이 없는 사냥은 친해지기가 어렵지만 일단 한번 발을 담그고 나면 ‘중독’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몰입하게 되는 분야.

그는 리버사이드의 오리와 거위 사냥, 앤젤레스 포리스트의 메추리 사냥, 모하비 사막의 토끼 사냥, 애리조나주의 멧돼지 사냥, 플로리다주의 악어 사냥 등 이름만 들어도 호기심을 발동시키는 다양한 테마 사냥을 이미 몸소 체험한 이 세계의 베테랑이다. 요즘은 사슴을 잡으러 샌디에고를 자주 찾고 있으며 동면에 들어가기 전의 곰을 잡으러 중부 캘리포니아로 여러 차례 원정을 나서고 있다.


사냥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스포츠. 사냥을 떠나지 않는 주말, 그는 보다 정확한 사격을 위해 사격장에 가서 기량을 닦기도 한다. "무엇에다 비할까, 사냥의 기쁨을. 팔과 다리는 튼튼하게 되어..."라고 노래하던 ‘사냥꾼의 합창’ 가사는 사냥에 대한 그의 느낌들을 함축성 있게 들려주고 있다.

사냥을 떠나면 툭 트인 벌판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어서 좋고,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을 실컷 눈에 들여놓을 수 있어 더욱 좋다. 물론 덤으로 고기와 짐승의 털이 주어지지만 이는 잿밥일 뿐이지 염불 그 자체는 아니다.

민수(13), 준수(9) 두 아들에게 모두 사냥을 가르치고 있는 이진택 씨는 어린이들이 사냥을 하게 되면 대자연에 나가 호연지기를 키울 수 있고 집중력 향상은 물론, 체력 단련에도 도움이 된다며 사냥 예찬론을 편다.

21세기의 새로운 화두, 자연과 환경 보호에는 왠지 어긋난다는 생각에 한 말씀 여쭈었더니, 오히려 생태계의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일조 하는 것이 사냥이라는 의외의 대답을 듣게 됐다. 하기야 고기를 먹는 한, 인류 탄생의 순간부터 계속돼 온 경제 활동, 사냥을 그리 뱁새 눈 뜨고 바라보는 것도 또 다른 편견일 수 있겠다.

자연 보호를 주제로 하는 수많은 영화를 통해 사냥은 불법이라는 선입관을 갖고 있었는데 국립 공원, 주 공원을 제외한 숲에서의 사냥은 합법적이라고 한다.
jy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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