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작은 스케일 큰 작품성

2001-10-12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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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제의 국산영화 2편 개봉박두

낮은 목소리 그러나 큰 울림.

제작 스케일에서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못 받지만 영화계에서는 주목하는 두 작품이 잇달아 개봉된다. 27일 개봉하는 ‘와이키키 브라더스’(명필름, 임순례 감독)와 내달 3일 개봉하는 ‘라이방’(신화필름,장현수 감독)이다.

두 영화엔 스타는 커녕 대중적으로 알려진 배우조차 드물다. 돈도 많이 들이지않았다. 순제작비가 각각 13억, 10억 원. 그런데 영화계에서는 두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모처럼 작품성을 논할 수 있는 대상을 만났다며 반기고 있다.


’와이키키 브라더스’는지방 나이트클럽에서 연주하는 남성 4인조 밴드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삶을 그린다. 불경기로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던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리더 성우(이얼 분)의 고향인 수안보로 내려가그곳 호텔에 일자리를 얻는다. 오랜 만에 귀향한 성우는 고교시절 밴드를 하며 함께 꿈을 나눴던 친구들과 재회하지만 친구들은 이미 옛 모습을 잃었다. 그런 와중에 밴드의 다른 멤버들은 경제와 애정 문제로 갈등을 겪고 밴드는 존폐의 위기에까지 몰린다. 성우는 밴드를 계속 운영해나갈지 선택의 기로에서게 된다.

지난 봄 제2회 전국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을 상영돼 박수 갈채를 받았던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꾸준한 릴레이 전국 시사회를 통해 지금까지 2만 여명의 관객이 관람했다. ‘세 친구’의 임순례 감독이 변두리의 고단하면서도 아름다운 삶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라이방’은 30대 후반의 별 볼 일 없는 택시운전사 3명이 주인공. 유일한 낙이라고는 술 한잔 걸치며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 받는 일이전부인 이들은 어느 날 목돈이 절실해지자 한탕 강도짓을 계획한다. 방 바닥에 억대의 현금을 깔아놓고 산다는 동네 할머니 집이 목표물.

제목 ‘라이방’은 명품 선글라스 ‘레이반(ray_ban)’의 베트남식 발음. 주인공 3명 중 학락(최학락 분)이 베트남 참전 용사인 삼촌에게서 받은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며 폼을 잡는다. 영화에서 라이방은‘따가운 햇볕 같은 현실을 조금이나마 피할 수 있는 그늘’을 상징한다.

’걸어서 하늘까지’ ‘게임의 법칙’ ‘남자의 향기’의 장현수 감독이 지나친 상업성을 피해 혼자 힘으로 어렵게 만든, 작품성 빼어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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