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영화가 찾아온다. 12월 15일로 개봉일이 확정된 영화계 주목 1순위 영화 ‘화산고’(싸이더스, 김태균 감독)다. 작년 9월 첫 촬영을 시작한 지 무려 16개월 만의 개봉이다.
’회산고’는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학원테크노 무협’이라는 낯선 장르 때문에 많은 영화 관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작품. ‘화산고’ 예고편을 본 많은 일반 관객들도 “뭔가 확실히 다르다”며 호기심을 잔뜩 키우고 있다.
▲ ‘화산고’는 학교다
용암 폭발을 다룬 화산 이야기가 절대 아니다. 제목 ‘화산고’는 화산고등학교의 준말이다. 시공간을 알 수 없는 신비로운 학교 ‘화산고’ 학생들과 교사들 사이의 있을 수 없는 황당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교실에선 분필이 총알처럼 날아 다니고, 운동장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공중을 날며장풍 대결을 펼친다. 손가락 하나 대지 않아도 복도 유리창이 가루가 되도록 부서진다. 전교생이 무림 강호들인 ‘화산고’에선 별로 놀라운일이 아니다. 현란한 장면은 마치 ‘매트릭스’ ‘엑스맨’을 보는 것 같다.
’화산고’는 고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하기 위해 타고난 무공을 숨기고 사는 주인공 경수(장혁 분)와 화산고 1인자가 되려는 주변 인물들이 빚어내는 이야기가 만화, 무협지를 버무려 놓은 형식으로 펼쳐진다. 장혁과 신민아가 주연이다.
▲현란한 와이어 액션
기가 너무 강해 슬픈 사나이 경수, 검술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유채이(신민아 분), 천근 무쇠 들기의 달인 장량 등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무협 만화 네모 칸에서 금방 튀어나온 것 같다.
공중 격투 장면 때문에 와이어 액션이 절반 이상 차지한다. 와이어리스 촬영 장면을 찾기가 더 힘들 정도다. 덕분에 배우들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몸을 꽉 죄는 와이어 조끼를 하루 종일 입고 다녀야 했고, 공중에 서너 시간이상 매달려 있기 일쑤였다.
와이어 전문 홍콩 제작진의 도움을 받았다면 더 싸고 쉽게 찍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안 했다. 모든 장비를 미국에서 수입, 독학하는 정신으로 찍었다. 국내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주인공들이 만화처럼 앞으로 45도기울여 뛰는 장면 등은 현장에서 찾아 낸 반짝 아이디어였다.
▲무한한 상상력이 키워드
‘재밌고 새롭다. 그런데 어떻게 찍지.’ 완성된 시나리오를 보고 모든 스태프들이 이구동성으로 내뱉은 말이다. ‘화산고’ 시나리오는 지난 97년 한 시나리오 공모에서 ‘학원 무협’이라는 제목으로 출품됐다. 당시 심사위원이던 김태균 감독이 원작자를 찾아 이야기를 보태고 다듬어 완성해냈다.
한 번도 시도해 본 적 없는 스타일의 영화라 모든 게 어려웠지만 첫발을 뗀다는 개척자 정신으로 똘똘 뭉쳐 만들었다. ‘박봉곤 가출사건’ ‘키스할까요’를 연출한 김태균 감독의 ‘화산고’는 상상력을뛰어 넘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