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고한 철학없는 기업운영은 도태
2001-09-14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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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수년전 제임스 콜린스와 제리 포라스가 공저해 베스트셀러가 됐던 ‘Built to Last’는 성공하는 기업들이 그렇지 못한 기업들과 어떤점에서 다른가를 규명하고 있다. 똑같은 경제 조건, 사회적 환경속에서 수백년간 건재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어떤 기업들은 반짝하다 사라지는데 여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란 전제하에서 이들의 연구는 출발한다. 결론은 기업의 영속적인 성쇠를 좌우하는 요소는 ‘핵심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여부라는 것.
이들이 말하는 ‘핵심가치’는 경영자가 바뀌고 시장여건이 급변해도 기업으로서는 결코 포기할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관을 의미하는데 이것이 경영진과 종업원들 사이에 확고하게 스며들어 있는 기업들은 일시적인 부침은 있을지라도 단단한 바위처럼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가치가 기업들마다 다를수는 있지만 절대 놓아서는 안된다는데 ‘핵심’의 의미가 놓여 있다. 그러면서 한 사례로 타일레놀 독극물 사건후 단 5분만에 전국의 모든 타일레놀을 리콜키로 했던 ‘존슨 앤 존슨’사의 결정을 든다. 이 결정은 ‘고객을 먼저 생각한다’는 핵심가치에 의한 것이었으며 이 조치로 ‘존슨 앤드 존슨’은 1억달러 가까운 재정적 손해를 입었지만 돈으로 환산할수 없는 소비자들의 신뢰감을 얻을수 있었다는 것이다.
컴퓨터바이러스 치료 백신회사로 출발해 통합보안 전문업체로 거듭나고 있는 주식회사 ‘안철수 연구소’ 대표가 쓴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는 이런 이같은 핵심가치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책이다. 서울대 의대 출신 의학박사에서 경영자로 변신한 안철수씨는 업계의 기린아로 떠오르고 있는 인물. 그의 독특한 경영방식은 업계는 물론 일반인들의 관심을 모아 왔으며 최근 실시된 이 회사의 투자공모에 너무 많은 돈이 몰려 또 한차례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회사가 추구하는 핵심가치를 설명하면서 기업의 성공은 이런 가치를 추구한 결과여야지 그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그가 밝힌 이 회사의 핵심가치중 근간이 되는 것은 고객과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것. 창립 몇 년이 안되는 ‘안철수 연구소’에 그가 말하는 핵심가치가 얼마나 깊숙이 체화돼 있는지 확인할수 없지만 확고한 철학이 없는 기업운영은 생명이 짧을 수밖에 없음을 지적한 것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 책속에 저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CEO의 모습, 벤처 기업을 위한 클리닉등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다보니 글 하나하나가 짧아져 깊이가 부족하다는 느낌도 든다.
이민생활의 성공도 결국 핵심가치의 문제가 아닐까. 분명한 가치를 설정한다면 삶은 좌표를 잃지 않게 될것이기 때문이다. 나 개인의 핵심가치는 어떠한가. 우리 가정은, 그리고 내가 속한 종교기관의 핵심가치는 무엇인가 다시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