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란도트 프로젝’(The Turandot Project)★★★½
1998년 푸치니의 마지막 오페라 ‘투란도트’(1926)의 베이징 자금성 야외무대 공연 준비과정을 충실히 담은 기록영화다. 자금성 공연의 동기는 1997년 이탈리아 플로렌스에서 있은 ‘투란도트’ 공연에서 시작된다.
음악감독이자 지휘를 맡았던 주빈 메이타는 이때 무대 연출자로 오페라 연출경험이 없는 중국 영화감독 장이모를 고용했었다. 메이타의 말처럼 색채감각이 눈부신 장이모(’홍고량’ ‘홍등’)야말로 이 다채롭고 감정 풍부한 오페라 연출자로 최적격.
두 사람은 플로렌스 공연에서 작품을 실제로 극 내용이 전개된 자금성으로 옮겨 역사에 충실히 재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때부터 언어와 날씨와 개성간의 충돌 등 온갖 장애와 난관 속에 ‘투란도트’의 자금성 공연준비가 시작된다.
’투란도트’는 복수심에 불타는 중국 공주 투란도트와 그를 사랑하는 외국인 청년 칼라프 그리고 칼라프를 짝사랑하는 그의 여종 리우 등이 엮는 사랑과 정열과 죽음이 있는 로맨틱하고 휘황찬란한 오페라다. 3막 1장에 나오는 칼라프의 아리아 ‘아무도 잠들지 못하고’(Nessun Dorma)는 파바로티의 노래로 유명하다.
영화는 중국어, 영어, 이탈리아어, 독어 및 불어를 쓰는 동서양 사람들이 서로 충돌하고 양보하면서 이 대작을 무대에 올리는 과정을 진지하고 때로 우습게 상세히 담고 있다.
국보인 자금성에서의 공연 허락을 받아내기도 쉽지 않았는데 메이타는 중국 문화장관에게 귀한 인도산 망고를 선물로 주었다고 고백한다. 장이모는 역사에 충실하기 위해 플로렌스에서 사용된 의상을 쓰지 않고 중국 시골서 2,000명의 재단사들을 모아와 900벌의 새 의상을 짓게 했다. 또 엑스트라로는 대다수가 서양 오페라를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300명의 군인들을 썼다.
장이모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탈리안 조명 디자이너 귀도 레비와의 의견충돌, 비 때문에 하지 못한 드레스 리허설 그리고 야외공연에서의 음향문제 및 투란도트 역을 맡은 세 소프라노 중 하나인 샤론 스위트의 머리장식품에 대한 반발 등 크고 작은 충돌과 난관을 극복하고 ‘투란도트’는 대성공을 거둔다. 서양 오페라와 동양 문화 및 전통이 찬란한 융화를 이룬 것이다. 앨란 밀러 감독. Zeitgeist. 뮤직홀(310-274-68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