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윽! 러닝개런티 생각만 하면 속이 쓰려요.’
전국 관객수 500만 고지를 향해달리는 ‘엽기적인 그녀’(신씨네)의 주인공 차태현(25), 전지현(21)이 남모르는 속앓이를 하고 있다. 러닝개런티 계약을 맺지 않아 흥행 수입에서 직접적인 혜택을 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엽기적인 그녀’의 제작사인 신씨네 측에서 밝힌 두 사람의 출연료는 모두 합해 3억 원. 스크린에 데뷔한 차태현보다 전지현이 3,000만 원 가량 더 많은 1억 7,000만원 선을 받았다. 영화배우로는 전지현이 선배인 때문이다.
아무튼 두 배우와 제작사는 이 정도로 대박이 터질 줄 전혀 예상 못한 탓에 그 어느 쪽도 러닝개런티에 대해 1초도 고민하지 않았다.
그런데 장외 만루홈런 같은 흥행스코어가 터졌다. 제작사는 드러내놓고 ‘웃었고’ 두 배우 역시 좋으면서도 아쉬운 감정을 감추는 ‘표정관리’ 모드에 들어가야 했다. 만일 러닝개런티 계약을 했다면 두 배우는 각각 적어도 2억∼3억 원 이상씩 더 챙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러닝개런티는 손익분기점을 넘기고난 뒤부터 관객 한 명당 100∼300 원 정도를 배우가 가져가는 구조다. 제작사와 투자사가 미리 정해놓은 비율에 따라 배우에게 지급하는 것.
러닝개런티 계약은 출연료가 적어지고 흥행 여부를 미리 점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보통 톱 클래스에 속하는 강심장(?) 배우만이 요구한다. 지금까지 한석규 심은하, ‘친구’의 장동건 정도가 러닝개런티 계약의 혜택을 봤다. 흥행 보증수표가 아니라면 섣불리 러닝개런티 조건을 내세우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한 가지, 순진남과 엽기녀는 더이상 배 아파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러닝개런티 계약을 하지 않았어도 이렇게 기대 이상의 흥행이 되면 투자사와 제작사가 특별 보너스를 지급하기 때문이다. 장동건과 달리 러닝개런티 계약을 맺지 않았던 ‘친구’의 유오성도 두둑한 보너스를 받았다.
그러나 차태현과 전지현은 이미 그보다 중요한 것, 흥행배우라는 영예를 얻었다.
김범석 기자 kbs@daily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