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흥행 바람을 일으키지 못했지만 놓치기 아까운 작품이 있다. 숨은 보석 같은 이런 작품을 찾아내서 보는 것이 비디오 마니아들의 즐거움. 최근에 그런 작품 두 편이 나왔다. 홍콩영화 ‘소살리토’와 일본 영화 ‘간장선생’이다.
◆ 소살리토
장만옥 여명 주연의 멜로영화라면 누구나 ‘첨밀밀’을 연상한다. 그 커플이 5년 만에 다시 만났다. 장소는 홍콩 아닌 미국 샌스프란시스코. 장만옥은 화가를 꿈꾸며 택시 운전을 하는 이혼녀, 여명은 검색 엔진을 개발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다.
낯선 거리에서 헤매는 사람들을 태우고 다니는 여자 택시 기사와 원하는 정보를 찾아 컴퓨터 안에서 헤매는 남자 프로그래머는 다르면서도 같다.
남자의 사랑은 늦으면서도 확실하고 구체적이다. 여자는 적극적이지만 예측못한 장애에 흔들린다.
이들은 첫 눈에 아픔이 남을 수밖에 없는 사랑에 빠진다.
◆ 간장선생일본의 거장 이마무라쇼헤이가 최근에 만든 작품으로, 전쟁 속에서 꽃피는 따뜻한 인간애를 경쾌하게 그렸다.
2차대전 막바지, 패전 직전의 일본을 그리면서도 ‘간장선생’은 전투 장면 하나 없다. 그러면서도 전쟁 속에서 일그러진 인간상을 울림있게 그렸다.
바닷가 작은 마을,도쿄대 출신의 의사가 한 명 있다. 모든 환자를 간염으로 진단하는 탓에 ‘돌팔이’ 취급을 받지만 그는 의사로서 사명감에 불탄다. 간염 퇴치에 모든 것을 건 그는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영웅적인 면모를 보인다.
’간장 선생’에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같은 강렬한 자극이 없다. 재미조차도 잔잔하다. 그러나 비디오에서 마저 놓친다면 억울할 작품이다.
정경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