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섹시하고 터프하고 웃기기까지 하는... 매력적인 ‘돈’ 안토니오 반데라스
"네, 스페인 반데라스 선수 우측으로 공 몰고 갑니다, 슛, 골~!"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월드컵에서 축구선수로 뛰고 있는 것을 상상해 본다면? ‘호세 안토니오 도밍게즈 반데라스’라는 본명을 가진 이 배우는 원래 어렸을 때 꿈이 프로 축구선수였다. 영화 ‘플레이 잇 투 더본’의 복서 역할을 생각해 본다면 축구선수도 나름대로 잘 어울렸을 것 같다. 14세에 다리가 부러지지만 않았어도, 우리는 세계적인 축구 선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반데라스 선수를 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렇지만 역시 우리에겐 배우 반데라스의 존재가 더 즐겁다.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스페인 출생이다. 할리우드로 입성하기 전 빅토리아 아브릴과 더불어 스페인의 국민배우였다. 22세의 어린 나이에, 역시 스페인의 거장감독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을 만나면서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스페인 최고의 배우가 됐다. 알모도바르 감독의 ‘마타도르’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 ‘욕망의 낮과 밤’ 등이 세계에 알려지면서 자연히 번쩍이는 눈빛의 반데라스도 알려지게 됐고, 영어를 못함에도 불구하고 그 카리스마 하나만으로 미국영화 ‘맘보 킹’에 데뷔했다. 그리고 오늘날의 안토니오 반데라스에 이르렀다.
참으로 심상치 않은 외모를 가진 안토니오 반데라스. 강렬한 눈빛에 라틴냄새가 물씬 나는, 야성적인 듯 느끼한 듯 복잡하면서도 미묘한 그의 얼굴에선 카리스마가 활활 타오르는 듯하다. 총이 든 기타케이스를 한 손에 든 ‘데스페라도’에서의 엘 마리아치역은 그의 신비스러우면서도 터프한 매력을 잘 보여줬다. 그 한편으로 반데라스는 할리우드의 빅스타급 대열에 올라설 수 있었다.
반데라스가 할리우드로 진출하자마자 미국 영화사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 1년에 6편까지 영화를 찍기도 했는데 그만큼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필라델피아’에서 죽어가는 탐 행크스의 게이 연인역으로 나온 그는 너무나 여성스럽게 조용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여주었고(사담이지만, 언젠가 TV에서 ‘필라델피아’를 방영한 적이 있었는데, 반데라스역의 성우가 터프하고 느끼하기만한 ‘액션배우용’ 목소리로 더빙을 하는 바람에 영화보기가 매우 거북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어쌔씬’’’스트레인져’에서는 좀 과할 정도로 섹시하고 터프하기만 했으며, ‘투 머치’’포 룸’에선 코믹한 이미지를 보여줬다.
반데라스의 최근작 중 압권인 ‘마스크 오브 조로’ 이후 할리우드에서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찾은 듯한 그는 감독직에도 관심을 보여 부인인 멜라니 그리피스를 주연으로 한 블랙코미디 ‘크레이지 인 알라바마’를 감독하기도 했다. 또한 로베르토 로드리게즈 감독과는 단짝으로 최근 어린이용 가족영화 ‘스파이 키드’에서 즐거운 모습을 선사한다.
마돈나가 유혹하고 싶어 안달하는가 하면, ‘피플’지에 아름다운 50인으로 선정될 만큼 명실공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안토니오 반데라스. 별 볼일 없는 영화 ‘진실 혹은 대담’에서 마돈나와 베드신을 벌였던 영어도 못하는 스페인의 한 배우가 몇년 뒤 골든글로브상을 수상한 ‘에비타’에서 마돈나와 공동주연을 맡게 된 것은 다 그의 아름다운 카리스마 때문이 아닐까.
김주희 기자 julie@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