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인 6월 30일, 16개 스크린을 가진 서울 강남 메가박스에서 상영한 영화는 6편. ‘툼 레이더’ ‘미이라’ ‘신라의달밤’ 이 4개, ‘진주만’이 2개, ‘15분’ 과 ‘친구’가 각각 1개 상영관을 차지했다.
예술영화를 주로 상영해 온 종로 코아아트홀 조차 ‘신라의달밤’ 에 관객이 몰리자 24일 ‘간장선생’ 을 1, 2회만 상영하고는 ‘신라의 달밤’ 을 걸었다.
스타식스는‘간장 선생’을 주말은 빼고 월~금요일까지만 상영했다. 칸영화제에서두 번 황금종려상을 탄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이 한국에서 참담한 꼴을 당했다.
‘오 그레이스’ 역시 23일 서울 14개 극장에서 개봉했으나, 일주일에 모든 극장에서 ‘퇴출’ 됐다.
등급보류로 예정보다 한달 개봉이 늦어졌고 결국 블록버스터 사이에 끼어 ‘참사’ 를 맞은 셈이다.
두 영화사 관계자들은 “작품성 있는 영화이어서 더욱 아쉽다” 고 입을 모은다. 그나마 이 두 편은 ‘배경’ 이 있어 일주일이라도 ‘연명’한 것이다.
‘오그레이스’는 ‘슈렉’ 의 CJ엔터테인먼트, ‘간장 선생’ 은 ‘엽기적인 그녀’ 의 IM픽처스의 배급으로 일주일이라도 극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여름 피크’ 시즌의 이런 추세는 불가피하지만, 그 이후에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직배사와 씨네마서비스, CJ엔터테인먼트, 튜브엔터테인먼트 등 국내메이저 배급사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면서 ‘사상 최대 스크린 수’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요일 개봉’ 추세까지 가세해 이제 작고 상업성 적은 영화들은 일주일 상영도 어렵게 됐다.
극장들은 “아무런 혜택(스크린쿼터,세제) 없이 ‘무조건 예술영화도 상영해야 한다’ 는 논리는 억지”라고 지적한다.
흥국생명이 극장운영권을 백두대간에 전적으로 위임한 씨네큐브처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작고 예쁜 영화는‘미운 오리 새끼’의 처지를 면하기 어렵게 됐다.
‘문제는 크기(SizeDoes Matter)’ 라고 외치던 ‘고질라’ 의 논리가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영화계. 영화는 정신이고 문화이며 지적 생산물이라는 말이 공허하다. 그게 어제 오늘의 일도아니지...
박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