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영화의 행복한 만남이 이뤄질 수 있을까.
영화와 컴퓨터 게임이 젊은 세대들을 열광시키는 장르로 다시 주목받은 지는 이미 오래다. 그래서 두 장르의 만남 또한 끊임없이 계속됐다. 그러나 그 만남은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항상 큰 기대를 모았지만 게임과 영화의 장점을 모두 살리지 못한 채 아쉬움을 남겼다.
아무리 영화 쪽 기술 진보가 눈부셨다 하더라도 게임의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스크린에 옮기는데는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이런 한계를 넘으려는 시도가 올 여름 두 가지 결실을 낳아 주목된다. ‘툼 레이더’와 ‘파이널 판타지’다.
둘 다 세계적인 히트 게임을 영화로 만들었지만 제작 방식은 전혀 다르다. ‘툼 레이더’는 현실 속에는 없을 것 같던 여전사를 할리우드에서 찾았고, ‘파이널 판타지’는 아예 가상 인물로 만들어냈다. ‘파이널 판타지’는 게임을 만들었던 일본 기술진이 영화까지 만들었고, ‘툼 레이더’는 할리우드가 영화화했다는 점에서도 다르다.
그러나 역시 가장 큰 차이점은 등장인물의 영상화 방법에 있다.
‘툼 레이더’는 안젤리나 졸리라는 게임 속 캐릭터보다 더 매력적인 인물을 찾아 기꺼이 그를 위한 영화로 만들었다. 그래서 ‘툼 레이더’에는 안젤리나 졸리의 매력이 넘쳐 흐른다. 그가 선보이는 액션은 ‘매트릭스’나 ‘와호장룡’만큼이나 우아하고, 현란하다.
이에 반해 ‘파이널 판타지’는 가상 인물을 만들어냈다. 3D 모션 캡처 방식으로 게임 속 인물들을 복제했다. 결국 애니메이션인 셈이다. 그러나 기존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상당 부분 극복한 최첨단 애니메이션이다. ‘파이널 판타지’에선 얼굴의 점, 바람에 날리는 머리결까지 묘사해, 기존 실사영화로는 표현하지 못했던 장면까지 스크린 위에 펼쳐놓았다.
이런 배경 때문에 ‘툼 레이더’와 ‘파이널 판타지’는 약점 또한 안고 있다. 안젤리나 졸리의 매력, 기술의 진보 등에 동의하지 않는 관객에겐 ‘툼 레이더’ ‘파이널 판타지’는 그저 요란한 영화에 그칠 위험성이 있다.
물론 블록버스터와 게임을 즐기는 젊은 관객이라면 대부분 열광하겠지만.
정경문 기자 moonj@daily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