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오성(33)이 영화 <친구>의 영광을 뒤로 한 채 깊이 잠겼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출연 제의가 밀려오고 있지만 모두 거절하고, 공개 활동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친구>의 흥분에 오래도록 휩싸여 있는 것이 자신에겐 도리어 독이 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친구> 이후 유오성을 바라보는 팬이나 관계자들의 시선은 많이 바뀌었다.
그러나 그 자신은 "좋은 사람들을 더 얻었다는 것 외엔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 흥행 됐다고 바뀐다면 코미디다"라고 말한다. 요즘의 유오성을 살펴본다.
영화 <친구>는 지난 20일 전국 800만 명 기록을 넘어섰다. 모든 흥행 기록을 깨고 있는 <친구>인지라 이제 웬만한 신기록은 놀랍지 않다. 그러나 800만 관객이란 숫자는 분명 경이 그 자체다.
<쉬리>와 <공동경비구역 JSA>가 설전을 벌인 끝에 한국 영화 최다 흥행 기록이 ‘<쉬리>의 620만 명’이라고 정정된 것이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친구>는 이런 논란을 일소에 부치며 무려 180만 명 이상을 경신해버렸다. 그것도 18세 미만 관람 불가의 영화로.
그 원동력 가운데 하나가 유오성임은 부인할 수 없다.
제작이 무산될 위기 때도 굳건히 버티며 곽경택 감독을 격려한 유오성이 없었다면 <친구>의 탄생은 어려웠을 것이다.
그리고 마약 중독 모습 등 소름끼칠 정도의 연기가 없었다면 <친구>가 주는 감흥은 크게 떨어졌을 것이다.
유오성은 공동 주연이었던 장동건과 달리 러닝개런티 계약을 맺지 않았다. 그래서 장동건과 비교해 금전적인 손해(?)를 볼 처지다.
이 때문에 제작사 씨네라인2와 투자사 코리아픽쳐스에서 유오성에게 조심스럽게 보너스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나 유오성은 "내 몫이 있다면 그것을 스태프에게 돌려달라. 나는 <친구> 덕에 CF 계약을 몇 건 얻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손사래를 쳤다.
’자기 몫’을 주장할 수 있는 상황에서 거꾸로 스태프 몫을 챙기는 유오성의 자세는 멋지다. 항상 친구를 챙기는 영화 속 ‘준석’처럼.
유오성은 <친구> 흥행 덕택에 현재 두 개의 CF 모델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도 모델 제의가 쏟아져 이 가운데 한 두 개만 더 할 작정이다.
총 4개 가량의 CF에 출연한다면 그는 10억 원 이상의 모델료를 받을 수 있다. 유오성은 "이것만으로도 과분하다"고 한다.
유오성의 행보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역시 ‘다음엔 어떤 영화에 출연하나’이다.
팬들은 <친구>에서 그가 보여준 모습과 연기가 워낙 신뢰감이 가는 때문에 그의 다음 출연작에도 당연히 전폭적인 신뢰를 보낼 것이다. 그가 작품을 고르는 안목을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두들 그에게 매달리고 있다.
그러나 유오성은 꿈쩍않고 있다. "일단 쉬겠다’며.
물론 염두에 둔 작품은 있다. <친구>에서 얻은 친구인 곽경택 감독이 후속 작품으로 준비 중인 <챔피언>이다. 세계 타이틀에 도전했다가 링에서 죽은 복서 김득구의 삶을 그릴 영화다.
곽경택 감독과 구체적인 이야기를 한 번도 나누지 않았지만 유오성은 곽 감독이 시나리오 탈고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그 때 혹시 곽 감독이 자신을 찾을 지 모르기 때문이다.
정경문 기자 moonj@daily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