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여름 영화 성수기를 맞아 이른 바 `끼워팔기’ 및 `지속상영강요’등 일부 미(美)직배사 및 국내 대형 배급사들의 `횡포’가 잇따라 극장 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끼워팔기’는 여름에 흥행영화를 제공하는 대신 비수기때 `비흥행’영화를 상영하도록 강요하는 것으로, 우리 영화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꼽혀왔다.
직배사인 UIP코리아는 서울의 A극장이 지난 5월 <에너미 앳 더 게이트>를 상영 1주일 만에 간판을 내리자 이 극장에 <미이라2>를 제공하지 않았는가 하면 올초 B극장이 <빌리엘리어트>를 조기 종영하자 <한니발>을 주지 않는 `보복조치’를 취했다.
A 극장의 한 관계자는 "<에너미…>는 관객이 하루 10명도 들지 않았는데도 배급사측이 장기 상영을 요구했다"면서"극장의 경영 상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배급사들이 일종의 `배급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분개했다.
C극장 역시 최근 "<미이라2>나 <진주만>을 스크린 2개 이상에서 걸지 않으면 영화를 주지 않겠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이에 대해 해당 배급사측은 "오히려 극장에서 계약을 어기고 조기 종영한 적은 있어도 압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면서 "최근 멀티플렉스의 등장으로 예전과 달리 극장과 배급사의 관계는 동등한 비즈니스 관계일 뿐"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지난 해 말 스크린쿼터문화연대가 전국 154개 개봉관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0%가 `끼워팔기’등 배급사의 압력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해 배급사들의 횡포는 암암리에 행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극장들은 이제 직배사들에게 `알아서 기는’ 형편이다. 직배사의 한 해 라인업을 체크한 뒤 흥행이 될 만한 작품이 있으면 나머지 B급 영화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상영하는 것. 한 해 전체 관객의 40-50%가 몰리는 7.8월에 블록버스터로 수익을 올리기위해서는 극장들의 어쩔수없는 고육지책인 셈이다.
이에 대해 김선호 영화인회의 배급개선위원회 총무는 "배급사들의 불공정거래때문에 극장의 자율권을 빼앗기는 것은 물론 영화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을 막아 좋은 영화들이 극장에 걸릴 수 있는 기회를 막는다"고 지적했다.
스크린쿼터문화연대의 홍성원 사무처장은 "최근 한국 영화가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극장주들이 직배사들의 부당한 압력을 받는 일은 과거보다 줄어든 게 사실"이라면서 "직배사들의 횡포를 막기위해서는 한국 영화 배급망을 탄탄하게 구축해 이들을 중심으로 건강한 유통구조를 만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기자 =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