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소름’으로 스크린 신고식-다중 캐릭터 완벽 소화해
영화에서 택시 기사 역을 맡은 뒤 실제로 한달 동안 택시 운전을 한 엉뚱한 배우가 있어 단연 화제다.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소름>(드림맥스, 윤종찬 감독)으로 스크린 데뷔하는 김명민(29)이 그 주인공이다. 김명민은 <소름>의 남자 주인공 ‘용현’ 역을 맡은 뒤 극중 직업인 택시 운전사 적응을 위해 지난 해 가을 실제로 한 달 가량 택시 운전을 했다.
당시 그는 MBC TV 미니시리즈 <뜨거운 것이 좋아>로 막 인기 가도에 올랐던 터라 알아 보는 팬이 꽤 많았다. 하지만 그는 택시 운전을 하는 친구에게 애걸복걸해 낮 시간에만 택시를 몰았다. 팬들이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올 때마다 "닮았다는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고 시치미를 뚝 뗐다.
김명민은 "모자에 선글라스를 눌러쓰고 운전해 승객들에게 위압감이나 불쾌감을 줬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떡하나. 서로 편하게 운전하고, 목적지까지 가려면 얼굴을 가릴 수밖에."라며 그 때를 회상했다.
그는 또 "많은 종류의 사람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 소득이다. 덕분에 다중적인 캐릭터를 지닌 용현에 대해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런 노력 덕택에 <소름>에선 소름 끼치는 그의 연기를 볼 수 있다. 평범한 듯한 외모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기 어린 개성은 데뷔작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작품 분위기를 휘어 잡고 있다. 당초 신인 배우 캐스팅에 반신반의하던 사람들이 모두 "제목에 딱 어울리는 캐스팅"이라고 갈채를 보낼 정도다.
배우들이 배역 소화를 위해 극중 직업을 실제 경험하는 사례들은 간혹 있었다. 99년의 히트작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제작 직전 주연 박중훈과 이명세 감독이 두 달 이상 경찰서에서 기거하며 형사들의 행태를 연구했던 것은 잘 알려진 사례다.
하지만 대부분 특정 직업의 인물을 옆에서 살펴보는 것에 불과할 뿐 김명민처럼 직접 체험해보는 것은 극히 드문 사례다.
김명민은 SBS TV 공채 6기(96년) 탤런트 출신. 당시 드라마에서 단역으로 출연할 때도 성실하게 준비하기로 유명했다. 동사무소 직원 단역을 맡았을 때 실제로 동사무소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연기 경력 6년째. 김명민은 어떤 배역이라도 최선을 다해 그 인물과 동화되려 하는 노력파다. 덕분에 김명민은 배우가 부족한 영화계에 스타급 배우로 올라 설 분위기를 짙게 풍기고 있다.
/이동현 기자 kulkuri@dailysports.co.kr
<사진> 배우 김명민이 영화 <소름>을 통해 스타급 배우로 올라 설 채비를 단단히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