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수(38)는 카리스마를 지닌 몇 안되는 배우다. 개성의 농도에서 최민수보다 진한 배우는 아직 없다.
그래서 최민수는 항상 영화를 `최민수의 영화’로 만든다. 아니 그가 만든다기 보다는 그렇게 `되어 버린다’. 이런 관행이 다소 지겨웠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최민수와 이런 관행은 우리에게 즐거움의 대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최민수 시리즈’란 유머와 함께 도리어 친근감까지 안겨주게 됐다.
오는 11일 화제작 <단적비연수>(강제규필름, 박제현 감독)와 흥행 맞대결을 펼칠 액션 스릴러 영화 <리베라 메>(드림써치, 양윤호 감독)에서도 마찬가지다. <리베라 메>는 최민수의 카리스마와 친근감을 1년여 만에 확인할 수 있는 영화다.
▨ 최민수의 새 캐릭터_ 소방관
최민수에겐 왠지 제복이 어울린다. <리베라 메>에서 최민수는 소방관 제복을 입었다. 화재나 구조 현장에서 땀에 절은 작업복을 입은 모습이지만 그 모습 만으로도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최민수는 <리베라 메>에서 `최민수답게’ 겁없이 사이코 방화범과 불과 맞서 싸우는 소방관이다. 화재 진화 도중 화상을 입어도 자비로 치료해야 하는 열악한 현실 탓에 실제론 이런 소방관이 얼마나 많을 지 궁금하지만 아무튼 최민수는 그렇다. 이런 캐릭터에 최민수는 항상 어울린다. 그에게서 주저하는 모습은 쉽게 연상되지 않는다.
▨ “최민수는 하던데…”
<리베라 메>는 대형 화재 장면이 수시로 등장하는 작품. 위험천만한 장면이 자연히 많다. 이 때마다 최민수는 몸을 사리지 않았다. 촬영 초반 유지태 차승원 박상면 정준 허준호 등 후배 배우들의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도록 `모범’을 보였다. 옆에서 말리는데도, 아무 준비없이 불 속에 뛰어 들었던 것. 최민수 스스로도 “굉장히 무서웠다. 하지만 두려움을 떨쳐내지 못하곤 영화를 제대로 만들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불과의 기(氣) 싸움을 택했다. 그걸 후배나 스턴트맨에게 시킬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모든 배우들이 불을 그나마 덜 무서워하게 됐고, 촬영이 순조롭게 진행됐음은 물론이다. 양윤호 감독은 배우들이 불 속에 들어가는 걸 두려워할 마다 “최민수는 하던데…”라는 말 한 마디로 난제를 풀었다.
▨ 최민수가 있었기에
<리베라 메>엔 최민수 외에 유지태 차승원 박상면 허준호 정준 등 개성 강한 배우들이 많이 출연했다. 따라서 <리베마 메>의 성패는 이들의 융화에 있었다.
그 융화의 중심에 서서 리더 구실을 했다. 제작자인 황정욱 드림써치 대표가 캐스팅 섭외를 할 때 최민수에게 “당신이 출연하지 않으면 제작 자체를 포기하겠다”고 말한 것은 최민수의 역할이 단순한 주연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간파한, 현명한 판단이었다.
최민수는 촬영 기간 내내 후배 배우들을 하나로 묶어냈다.
그 덕택인지 <리베라 메>는 탄탄한 짜임새의 영화가 됐다. 대작이나 블록버스터가 빠지기 쉬운 허술함에서 비켜서 있다. <리베마 메>가 흥행기대작인 <단적비연수>와 같은 날 개봉하면서도 갈수록 기대치를 부풀리고 있는 원동력이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