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첨언밀어>

2000-11-08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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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에 어울리는 애틋한 홍콩 러브스토리

홍콩 영화에 대한 한국 영화 팬들의 반응이 아무리 시들해졌다지만 아직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장르가 있다. 아니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는 표현이 더욱 어울릴 것이다. 멜로 영화다.

최근에 선보인 새 경향의 홍콩 멜로물은 국내 영화 팬들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반응을 꼭 끌어낸다. 극장 개봉 당시엔 액션물에 뒤덮여 주목받지 못했던 <첨밀밀>이 멜로 영화의 고전처럼 떠받들어지고, <성원>이 최근 개봉한 홍콩 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작인 것만 봐도 홍콩 멜로물에 대한 반응은 쉽게 확인된다.

오는 4일 개봉할 <첨언밀어>도 이런 홍콩 멜로물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국내 팬들에겐 다소 낯선 고천락과 몽가혜를 남녀 주인공으로, 사랑 이야기를 새 감각으로 풀어놓고 있다.

<첨언밀어>에서 선보이는 사랑도 <첨밀밀> <성원> <유리의 성>처럼 가슴에 생채기를 남긴 사랑이다. 그러나 신파조의 감정 과잉을 철저히 피해 거꾸로 깊은 여운을 던져준다. 음악을 인상적으로 활용하는 홍콩 멜로물의 전통 또한 그대로 되살려 브라이언 하일랜드의 히트곡 (62년 발표)로 진폭을 넓혔다.

실연당한 여자가 외딴 섬에 여행온다. 그 섬에 사는 순박한 남자는 첫 눈에 반하나 사랑을 표현할 줄 모르고 주춤거린다. 그 사이 여자는 ‘젊은 소방관에게 반했다’는 말을 남자에게 건네고, 남자는 그녀를 위해 소방관과의 사랑을 맺어주려 애쓴다.

깊은 사랑을 깊숙이 갈무리한 채 다른 사람과 엮어주려는 남자, 서서히 남자의 사랑을 체감하게 되는 여자. 그러나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 짧다. 여자는 여행을 끝내고 생활 공간으로 되돌아간다. 둘 사이에 남겨진 것은 여자의 전화번호와 주소 뿐.

그리고 3년 뒤. 이들의 사랑은 어떻게 됐을까.

가을에 딱 어울리는 세련된 영상과 애틋한 사랑 이야기다. 보고 나면 틀림없이 몇 화면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작품이다.

원제 : Sealed with a Kiss
감독 : 조숭기
출연 : 고천락, 몽가혜, 황호연, 구숙정
분류 : 드라마
등급 : 12세미만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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