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외화내빈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 해적판

2000-11-03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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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녀 삼총사’

▶ (Charlie’s Angels) ★★½(별5개 만점)

관객의 지능지수를 마비시키는 소음과 굉음이 진동하는 외화내빈의 떼돈을 들인(제작비 9,200만달러) 전형적인 틴에이저용 할리웃 영화다. 70년대 후반 패라 포셋, 재클린 스미스, 케이트 잭슨 등이 주연한 동명의 인기 TV 액션 코미디 시리즈의 과도한 현대판.

여자들의 육체와 교태 멍청한 우스개 대사와 온갖 특수효과 그리고 스턴트를 사용해 기를 쓰고 관객에게 어필하려는 꼴이 가히 외설스럽기까지 하다. 이런 영화를 보고 있자면 내가 다 멍청해 지는 것 같아 자리에 앉아 있기가 민망스럽다.

17명이 들러붙어 썼다는 극본이 너무나 빈약해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미션 임파서블’ 등 남의 영화를 도둑질 해다 만든 것 같은데 특히 오프닝 크레딧 이전의 장면을 비롯해 영화 전체가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해적판 같다. 수준 이하의‘제인 본드’영화다.


사설 탐정기관 ‘찰리의 천사들’의 보스 찰리(음성은 TV 시리즈에서 나왔던 존 포사이드의 것)는 세 미녀탐정 나탈리(캐메론 디애스), 딜란(드루 배리모어-제작겸), 알렉스(루시 류)에게 획기적인 음성 확인 소프트웨어를 발명한 에릭(샘 로크웰)이 납치됐으니 구해 내라고 지시한다. 이런 주문은 에릭이 회장으로 있는 회사의 여사장 비비안(켈리 린치)이 부탁한 것.

미녀 삼총사는 에릭의 라이벌인 로저(팀 커리)의 킬러 하수인으로 긴 칼을 쓰는 신 맨(크리스핀 글로버) 일당에 의해 납치된 에릭을 구출해 내는데 성공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에릭이 진짜 나쁜 놈 아닌가.

스스로를 놀려대는 풍자 희극 액션영화로 세 여배우가 까불어대는 모습이 너무 철딱서니가 없어 역겹다. 하이텍 컴퓨터 횡설수설 영화로 차 추적, 폭파, 화염, 폭음이 난무하는데 특히 쿵푸 액션이 만화급이다. 이소룡과 재키 챈이 울다갈 실력으로 세 여자뿐 아니라 나오는 사람들이 모두 쿵푸 대가들인데 촬영이 요란하다.

세 배우는 게이샤, 레이스카 드라이버, 벨리 댄서, 알프스 처녀 및 남장 등을 해가며 찧고 까불어대면서 신이 났는데 자기들 잔치 같은 영화다. 카메라가 여자들을 위와 아래서 그리고 회전하며 과장되게 찍으면서 그들의 젖무덤과 몸의 선 그리고 긴 다리(엿가락처럼 늘어나 보인다) 등을 강조, 엉망진창인 얘기를 대신하고 있다.

빌 머리가 미녀 삼총사의 중간보스 바슬리로 나오고 배리모어가 실제 자기애인인 탐 그린을 멍청한 통통배 주인으로 내보냈다. 상영시간이 92분인게 천만다행인데 배급사인 콜럼비아의 여사장 에이미 패스칼은 영화의 빅히트를 미리 예고하면서 속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마십시오. 감독은 뮤직 TV와 광고필름 전문인 McG로 데뷔작. 등급 PG-13.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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