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연보호는 좋지만..."

2000-08-09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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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저화제

▶ 아이다호, 클린턴의 국유림 도로 신설금지 논란

퇴임을 앞둔 클린턴 행정부의 강력한 산림보호정책이 북서부 아이다호에서 격렬한 찬반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아이다호주는 전체면적의 40%가 국유림이고 그중 절반 정도는 도로로 접근할 수 없는 원시림이다.

클린턴 행정부의 산림보호정책의 골자는, 현재 미 전역에 산재한 국유림들 가운데, 도로가 없는채 남아있는 산림들에 대한 도로신설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환경보호론자들은 쌍수를 들고 이 플랜을 환영한다. 아이다호에서도 찬성론자들은, 이 계획이 미래세대를 위한 최상의 선물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완강한 개인주의적 전통을 가진 반대론자들은, 이 플랜이 자신들의 생활방식에 대한 연방정부의 무자비한 횡포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산림보호단체에 분석따르면, 아이다호주는 지난 12년 동안 110만 에이커의 산림지을 개발했으며, 향후 5년간 95개의 벌목 프로젝트에 따라서 7만 에어커의 원시림을 벌목할 계획이다.

특히, 정치적으로 공화당 색채가 압도적인 아이다호의 많은 주민들은, 현 민주당 정부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표출한다.

"워싱턴의 쓰레기 같은 놈들이 우리의 자유를 다시 한 번 짓밟고 있다"
목재업자 게일런 해밀턴은 최근 한 지역 공청회에서 비난했다.
이번 공청회는 최근 산림청이 클린턴 행정부의 플랜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할 목적으로 마련한 300여 청문회 중 하나였다.

청문회에서 표출된 일부 주민들의 격렬한 반감은, 클린턴이 자신의 치적 중 하나로 기록되기를 원하는 이 플랜의 전도에 암초가 될 수도 있음을 보여 주기에 충분했다.

"태평양 북서부 사람들은 동부 사람들에게 ‘우리 지역에서 사라지라’고 말해야 한다. 클린턴이나 고어 그 누구든, 이 따위 일을 철회하고 우리 식대로 살도록 내버려 달라"
목장주 래리 폴슨은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플랜으로 영향을 받게 될 아이다호의 900만 에이커의 국유지는 웬만한 주 전체에 해당하는 방대한 면적이다.

한편, 아이다호의 일부 관리들은 이 플랜의 불법성을 지적하는 소송을 이미 법원에 제기했다. 또, 아이다호 출신 연방상원 의원 레리 크레이그는, 이 플랜의 시행시기를 적어도 클린턴 퇴임시까지 연기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을 추진중이다. 이에 대해, 클린턴 행정부는 플랜의 조기시행을 목표로, 이 플랜이 의회를 우회할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같은 전략에 대해, 서부지역 공화당 의원들과 공화당 출신 아이다호 주지사 더크 켐프쏜은 강력히 반발한다.

"이번 플랜은 연방정부의 일방적인 산림정책의 또 다른 전형이다. 이로 인해, 연방정부에 대한 서부인들의 불신과 회의가 날로 증폭되고 있다"
더크 켐프톤 주지사는 최근 한 일간지에 보낸 서신에서 말했다.

아이다호 주정부는 이번 플랜이 시행될 경우, 향후 30년간 산림산업 관련세금 중 최소한 1억 6,300만달러를 손해볼 것이라고 주장한다.

주정부는 이 예산을 대부분 도로신설과 학교예산에 책정해 놓았다. 그러나, 산림국은 연방정부의 플랜이 시행될 경우, 아이다호의 국유지 개발제한으로 인한 주정부 세금감소는 20%, 고용감소는 180건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산림보호 플랜은 원래 클린턴 대통령이 지난 해 가을에 처음 제안했고, 산림국이 올 4월 초안을 제출한 것이다. 이 플랜은 미 전역에 걸친 4,300만 에이커의 국유산림지에 대한 개발금지 정책의 첫단계로서, 향후 도로신설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플랜은 환경보호단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게다가, 고어 부통령은 한 술 더떠서, 미국최대의 국유림 지대인 알래스카의 통가스까지 이 도로건설금지안을 확대시키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전역에 걸쳐, 이같은 광범위한 산림보호 정책은 반대보다는 찬성여론을 더 많이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환경론자들은 최근 피츠버그에서 대규모 찬성시위를 갖는 등, 자신의 주장을 표출하는데 훨씬 더 적극적이다.

그러나, 서부 산림지역, 그중에서도 아이다호에서 만큼은 상황이 한층 복잡하다.

이곳에서는 플랜의 옹호론자들이 벌채업자들, 주정부 관료들, 그리고 산악용차량 운행옹호자들과 충돌하고 있다.

최근, 아이다호 동부 접경 미줄라에서 열린 한 청문회에서는 2,000명의 주민들이 참가하여, 산림국에 대한 강한 반감을 표출했다.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소리를 낼 기회를 갖게 되어 다행이라고 말했으나, 자신들의 목소리가 들려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한 청문회 참석자는 "백악관의 어두운 밀실에서 권력에 눈이 먼 타락한 정치인들과, 오만방자한 일부 엘리트 환경론자들이 믿을 수 없는 폭거를 자행하고 있다"며 강력한 어조로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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