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美정부, ‘관세 일괄환급은 못해’ 버티기…비용부담 노린듯”

2026-06-09 (화) 02: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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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리티코 “항소심서 ‘확정 전 개별 소송건만 관세 환급 가능’ 주장”

▶ 중소업체들 “일단 청구 거절하고 보는 보험사 같다”…집단소송 움직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위법 징수한 상호관세의 일괄 환급은 불가하다는 논리로 법정에서 '버티기'에 들어갔다고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9일 익명의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법무부는 이날 연방순회항소법원의 항소심 재판에서 "정부는 일괄 환급을 할 권한이 없으며, 법원이 특정 기업에 대한 환급을 명령하지 않는 한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할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앞서 미 국제무역법원(CIT)은 지난 3월 4일 테네시주 내시빌의 한 필터 업체가 제기한 관세환급 청구 사건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주면서 모든 수입업체가 대법원의 위법 판결에 따른 수혜 대상이 될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이후 세관국경보호국(CBP)은 1천660억달러(약 252조원) 규모의 상호관세 수입을 돌려주기 위한 환급 시스템을 지난 4월 20일 가동했는데, 이와 별개로 법무부는 CIT의 판결에 불복하며 최근 항소했다.

법무부는 항소 사유로 CIT가 '모든 대상에 일괄 환급'을 명령할 권한이 없으며, 정부는 CBP에서 이미 확정된 관세 납부분에 대해선 환급할 수 없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연방법원은 소송 당사자가 아닌 이들에까지 전국적으로 효력을 미치는 금지 명령을 내릴 수 없다고 한 대법원 판례를 거론했다. 이 판례가 CIT에도 적용된다는 게 법무부의 주장이다.

또 CBP가 가동 중인 환급 시스템도 CIT의 판결에 따른 것이 아닌, 정부의 자발적인 조치라고 주장했다. 법원 서류에 따르면 위법 판결된 상호관세를 낸 수입업체는 33만여개다. CBP는 지난달 22일 기준으로 850억달러의 상환을 승인했다.

법률가들 사이에선 "법무부가 좋은 논거를 들고 나왔다"며 CIT의 판결이 다소 무리수였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항소심에서 정부가 이길 경우 사건은 대법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당초 대법원은 지난 2월 20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이라고 판결하면서도 환급 문제에 관해선 판단하지 않은 탓에 혼란을 예고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법원에서 정부의 논리가 수용될 경우 소송 절차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 업체들이 청구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항소를 제기한 배경에 이같은 노림수가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750만달러의 상호관세를 물었으나 45만달러만 돌려받았다는 플로리다주의 한 장난감 업체 대표는 정부의 행태가 일단 보험금 청구를 거절하고 보는 "보험사들 같다"며 거듭되는 청구 거절에 지쳐 "중도 포기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와인, 자전거, 낚시용품 등 소규모 수입업체들은 개별적으로는 환급소송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면서 최근 환급 시스템에서 배제된 모든 수입업체를 대신하는 집단소송을 인정해달라고 CIT에 요청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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