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구조·자국우선주의·국내경기부진·자영업부실도 위험요인”
▶ 35% “1∼3년내 금융충격”…“디레버리징·구조조정·건전성관리·정책일관성 필요”
국내외 금융·경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최대 위험(리스크) 요인으로 높은 가계부채 수준과 미국 대선 이후 정책 변화를 꼽았다.
한국은행이 21일(한국시간 기준) 공개한 '2024년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설문조사·10월 21일∼11월 8일)' 결과에 따르면, 국내외 금융기관 임직원과 주요 경제 전문가 81명 가운데 26.9%는 금융시스템 위기를 초래할 1순위 요인으로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과 상환부담 증가'를 지목했다.
두 번째로 1순위 응답률이 높은 요인은 '미국 대선 이후 정책 변화'(20.5%)였다.
위험 순위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응답(5가지 요인 복수 응답) 빈도수만 따지면, 대내 요인으로는 ▲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과 상환부담 증가(61.5%) ▲ 내수회복 지연 등에 따른 국내 경기 부진(51.3%) ▲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39.7%) 등이 많이 거론됐다.
대외 요인의 경우 '미국 대선 이후 정책 변화'(56.4%)와 '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 등 주요국 자국우선주의 산업정책 강화'(39.7%)가 주로 꼽혔다.
위험이 언제 나타날지에 따라 요인을 시계별로 나누면 단기(1년 이내) 위험 요인에는 미국 대선 이후 정책 변화·국내 경기 부진·자영업자 부실 확대가, 중기(1∼3년) 위험 요인에는 가계부채·인구구조 변화·자국우선주의 정책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실제 발생 가능성이 큰 요인은 인구구조 변화, 미국 대선 이후 정책 변화, 자국우선주의 정책, 국내 경기 부진, 자영업자 부실 확대로 조사됐다.
가계부채의 경우 한번 문제가 터지면 금융시스템에 미칠 파장은 막대하지만, 실제로 발생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다른 요인들보다 작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조사 대상자의 15.4%가 "단기 시계(1년 이내) 금융시스템 안정을 저해할 단기 충격이 발생한 가능성이 크다" 또는 "매우 크다"고 답했다. 1년 전 같은 조사 당시의 비율(20.8%)보다 낮아졌다.
중기 시계(1∼3년)에 금융 충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거나 매우 크다고 관측한 비율도 1년 사이 44.2%에서 34.6%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금융 안정성 제고를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 가계부채 디레버리징(차입 상환·축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한계기업 구조조정, 거시건전성 관리, 감독당국·금융사 간 원활한 소통, 금융정책 일관성 등을 주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