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호명투표’ 이틀째 당선 확정
▶ 부통령 후보 켈리·셔피로·월즈 3파전
카멀라 해리스(오른쪽) 부통령이 이번 대선의 민주당 러닝메이트 최종 후보의 하나인 조시 셔피로 펜실베니아 주지사와 지난달 필라델피아를 방문한 모습. [로이터]
11월 실시되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59) 부통령이 지난 2일 공식 선출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이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해 전날부터 온라인으로 실시한 ‘호명투표’ 2일차인 이날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 필요한, 대의원표의 과반을 확보했다고 민주당 전국위원회 제이미 해리슨 의장이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미 대의원 99%(3,923명)의 지지를 얻어 유일한 후보로 호명투표에 후보로 이름을 올린 상태였다.
이로써 해리스 부통령은, 당초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에 따른 건강과 인지력 저하 논란 속에 지난달 21일 재선 도전 포기를 선언한 지 12일만에,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할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결정됐다. 인도계 모친과 자메이카계 부친 사이에서 태어난 해리스 부통령은 검사로서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까지 올라간 뒤 연방 상원의원을 거쳐 2021년부터 부통령으로 재임해왔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5일 대선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인도계 흑인 여성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백인 남성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흑인 여성이 미국 주요 정당(민주·공화당)의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은 해리스 부통령이 처음이다.
다만 민주당의 대선 후보 공식 발표는 5일간의 호명투표가 끝나는 5일에 이뤄진다 해리스 부통령은 2일 “잠정적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자가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는 5일 호명투표가 끝나는 시점에 정식으로 후보 지명을 수락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해리스의 ‘러닝메이트’ 낙점이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은 4일 해리스 부통령이 이날 워싱턴 DC 자택에서 마크 켈리 연방상원의원(애리조나)과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조시 셔피로 펜실베니아 주지사 등 3명과 대면 면접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애초 알려진 후보군 가운데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등 3명의 면접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스 부통령은 인사에 있어 자신과의 유대 관계 및 이른바 ‘케미’(케미스트리)를 중요시하며, 이번 러닝메이트 선정에서도 최종 면접에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인 3일에는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이 이끄는 검증팀으로부터 최종 후보군에 대한 검증 결과를 보고받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르면 5일 러닝메이트 후보를 발표하고 6일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를 시작으로 위스콘신,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등 7개 ‘스윙 스테이트’(경합주)를 나란히 돌며 격전지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미 러닝메이트의 비서실장 역할을 맡기기 위해 리즈 앨런 국무부 공보차관을 영입해 놓은 상태다. 해리스 부통령의 최종 선택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지만, 유색인종에 여성 진보 후보로서 본인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백인 중도성향 남성이 적임이라는 데에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 일치해 왔다. 실제 최종 3명의 후보 역시 비슷한 색채를 보이는 인사들이다.
정치공학적으로는 19명의 대통령 선거인단이 배정돼 있어 가장 덩치가 큰 펜실베니아 셔피로 주지사를 낙점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전국적 인지도 측면에서는 우주비행사 출신인 켈리 의원이 앞선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한편, 민주당의 강력한 후원 그룹 중 하나인 전미자동차노조(UAW) 숀 페인 위원장은 이날 CBS 방송에 출연해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낙점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는 노동자들과 함께 시위에 함께 한 인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