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 인근 국방부에 여객기를 충돌시킨 9·11 테러를 모의한 이들이 사형 선고를 면하는 대신 유죄를 인정하기로 미국 정부와 합의했다.
3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9·11 테러를 모의한 혐의로 쿠바에 있는 관타나모 미국 기지에 수감된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 등 3명이 미국 국방부와 유죄 합의를 했다.
이들은 사형 대신 무기징역형을 받는 조건으로 기소장에 적시된 2천976명을 살해한 혐의 등 모든 혐의를 인정하기로 했다.
이들은 2003년에 체포됐지만,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이들을 심문하는 과정에서 고문 등 불법적인 수단을 썼다는 논란 때문에 정식 재판이 시작되지 못했고 사전심리 절차만 10여년 진행됐다.
모하메드 측은 CIA가 고문으로 확보한 진술을 재판에서 증거로 활용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NYT는 이번 합의로 인해 군 검찰의 유죄 혐의 입증에 중요한 피고들의 자백이 군사법원에서 증거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NYT는 군사법원이 유죄 합의를 승인하긴 했지만, 군배심원단이 피해자 증언 등 증거를 청취하는 과정이 남아 있어 내년에 약식 재판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는 미국에서 공학 교육을 받은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로 여객기를 납치해 건물에 돌진하는 방안을 구상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그가 1996년 테러단체 알카에다 수장이었던 오사마 빈 라덴에게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이후 여객기 납치범들을 훈련하고 지시하는 것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3년 3월 파키스탄에서 체포됐으며 2006년 9월 관타나모 기지로 이송되기 전까지 CIA 비밀 감옥에 구금돼 183차례의 물고문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