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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여성 살해범에 법정 최고형 ‘철퇴’

2024-07-31 (수) 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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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티나 이씨 사건 가석방 없는 종신형 선고

▶ 유가족 법정서 눈물 요청

한인 여성 살해범에 법정 최고형 ‘철퇴’

고 크리스티나 유나 이씨의 부친 이성곤(앞줄 왼쪽)씨와 찰스 윤 전 뉴욕한인회장이 30일 뉴욕 한인사회 단체장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진수 기자]

지난 2022년 뉴욕 맨해튼 차이나타운에서 한인 여성을 아파트 집안까지 뒤쫓아 들어가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20대 용의자에게 법정최고형인 종신형이 선고됐다.

뉴욕주 법원의 로라 워드 판사는 30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크리스티나 유나 이(당시 35세)씨 살해범인 아사마드 내시(27)에게 ‘30년간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했다. 2급 살인의 법정 최고형인 25년형과 1급 성적동기에 의한 주택침입에 따른 5년형 등 모두 30년의 형기가 끝난 이후에도 교도소에 있도록 한 판결이다. 숨진 크리스티나 이씨의 부친 이성곤씨는 이날 법정에서 선고 직전 발언을 통해 “이같은 극악 무도한 사건은 다시는 발생해서 안 된다”며 범인에 대한 법정 최고형을 눈물로 요청했다.

내시는 2022년 2월13일 새벽 4시20분께 이씨의 아파트까지 뒤좇아 들어가 이씨를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다. 내시가 귀가 중인 이씨의 뒤를 밟아 따라가는 장면은 아파트 복도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에 고스란히 찍혔다. 이씨는 아파트 현관문을 닫으려고 했지만, 뒤를 바짝 쫓아온 내시가 문이 닫히기 전에 내부로 진입하면서 참변으로 이어졌다.


이씨의 비명을 들은 이웃이 새벽 4시22분께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지만, 경찰은 신고 접수 후 1시간도 넘게 지난 오전 5시40분에서야 현관문을 부수고 진입했다. 이씨는 욕실에서 최소 40군데의 자상을 입은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고, 경찰은 침대 밑에 숨어 있던 내시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체포 당시 내시는 인근 노숙자 셸터에서 지내고 있었으며 2012년 이후 강도 등의 혐의로 최소한 10차례 이상 체포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씨의 유가족들은 최근 뉴욕경찰(NYPD)을 상대로 늑장대응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부친 이성곤씨는 이날 선고공판 후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뉴욕시와 NYPD의 최우선 책무는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인데 2~3분 만에 출동한 경찰이 집안에 진입하기까지 무려 1시간20분을 허비했다. 그 사이 크리스티나는 참혹한 죽임을 당했다. 그럼에도 경찰은 사건 후 어떠한 유감도 표명하지 않았다”며 “법원의 판결이 끝난 만큼 경찰은 이제 이번 사건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관련자 처벌 등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성곤씨에 따르면 이번 손해배상 소송의 목적은 배상금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닌 뉴욕시 산하 여러 노숙자 셸터 가운데 한 곳의 이름을 ‘크리스티나 유나 이 메모리얼 셸터’로 명명하는 데 있다.

<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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