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철도원들은 내 가족”

2021-05-03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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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년간 열차 통근 바이든

▶ 앰트랙 출범 50주년 기념

“철도원들은 내 가족”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의 30번가 역에서 열린 앰트랙 출범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앰트랙은 내 가족이 됐습니다.”

미국의 철도 ‘앰트랙’(Amtrak)에 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랑은 각별하다. 그는 연방상원의원 시절부터 매일 앰트랙을 타고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택에서 워싱턴 DC까지 왕복 250마일을 출퇴근했다. 이렇게 통근한 기간만 36년에 이른다.

긴 세월을 함께한 앰트랙의 직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미 가족 같은 존재가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30번가 역ㅇ서 열린 앰트랙 출범 50년 기념식에 직접 참석해 앰트랙과 함께한 지난 시절을 회상하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는 “앰트랙은 집으로 가는 길뿐만 아니라 내게 또 다른 가족을 선사했다”면서 50주년을 축하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원의원이었을 때 매일 저녁 7시 28분 또는 32분 열차를 타고 집에 왔다”면서 “그러다 보면 모두와 알고 지내게 된다. 우리 집에서 앰트랙 직원들과 성탄절 파티를 함께 열기도 했다”고 했다.

바이든은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앰트랙 직원들의 결혼식이나 세례식, 장례식에도 참석할 만큼 끈끈한 관계를 맺어왔다고 한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앰트랙 조’나 ‘미스터 앰트랙 바이든’과 같은 친근한 별명으로도 불렸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감회에 젖은 듯 “앰트랙은 내 삶의 일부였다”고 회고했다.

앰트랙이 바이든 대통령의 삶에 깊이 스며든 것은 그의 가족이 큰 사고를 당한 후부터였다. 1972년 그가 처음으로 연방상원의원에 당선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난 교통사고로 첫 부인과 딸이 세상을 떠났고 어린 두 아들은 중상을 입었다. 이때 바이든은 의사당이 있는 워싱턴 DC로 이사하지 않고 매일 워싱턴까지 통근하며 아들들을 돌보기로 했다. 그가 이후 이용한 열차 왕복 횟수만 8,200회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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