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이 이사회 도중 이사들 사이의 분쟁으로 폭행 일보직전까지 가는 소동이 벌어져 전 이사장이 제명되는 등 심각한 내분을 겪고 있다.

지난 23일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열린 재단이사회 정기회의에서 최영호 총무이사와 권영신 전 이사장 간 격한 의견 충돌로 험악한 분위기 속 파행이 빚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사회에는 9명의 이사들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회의 도중 권영신 전 이사장과 최영호 총무이사가 재단운영 기금 문제를 놓고 의견 충돌로 언쟁을 벌이던 중 권 전 이사장이 최 이사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권 전 이사장이 최 이사에게 보인 위협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참석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이사들은 “권 전 이사장이 최 이사의 뺨을 때렸다”고 전했지만 또 다른 이사들은 “실제로 뺨을 때리지는 않았고, 권 전 이사장이 직전에 행동을 멈췄다”고 다른 증언을 했다.

이와 관련 기념재단 측은 사태가 발생한 지 3주여 만인 지난 22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지난달 이사회 소동의 책임을 물어 권 전 이사장에 대한 제명을 결의했다고 재단 측은 밝혔다. 권 전 이사장을 제외한 총 8명의 이사가 참석한 이날 긴급 이사회에서 재단 이사들은 찬성 6명, 반대 1명, 기권 1명 등으로 권 전 이사장을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윤효신 이사장은 긴급 이사회에서 이같은 결정이 내려졌다고 전하면서 “원만한 해결을 바랄 뿐이다. 두 분께서 합의를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영신 전 이사장은 이사회의 제명 결정이 부당하다며 이사회 의결을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 전 이사장은 “최 이사를 폭행한 적이 결코 없다. 단지 의견 충돌로 밀치다 살짝 닿았을 지는 모르겠다”고 해명하고 “현 이사회가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어서 충고를 하는 도중에 언쟁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사회가 일방적인 표결을 진행한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권 전 이사장은 이사 제명과 관련해 “명예소송감”이라며 “추후 상황이 진전된 후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로 창립 112주년을 맞은 대한인국민회는 지난 1909년 2월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창립된 미국 내 독립운동단체로 국민회관 기념관을 LA로 이전해 1938년 대한인국민회관을 준공, 개관했다.

독립운동 당시의 기록과 유품들이 보존돼 있던 국민회관 기념관은 1978년 나성한인연합 장로교회에 건물이 매각됐고, 2003년 복원을 완료해 현재 ‘대한인국민회 기념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