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제도 존중해야…’대만 카드’는 불장난처럼 위험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미중간의 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미국을 향해 간섭을 멈추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23일 중국 외교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밤 미국 외교협회와의 화상 교류에서 "민주는 미국이 원료를 만들고 전 세계가 한 가지 맛을 보는 코카콜라가 아니다. 지구상에 하나의 방식, 하나의 문명만 있다면 이 세계는 생기도 활력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중국과 미국의 다툼을 민주주의와 권위주의의 대결로 칭하는 논조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도 사회주의 민주정치를 실행하고 있다면서 "민주의 형식이 미국과 다르다고 중국에 '귄위'와 '전제'의 딱지를 붙이는 것 자체가 비민주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와 인권의 이름으로 가치관 외교를 하고 타국의 내정에 간섭하며, 인위적으로 분열과 대립을 조장한다면 혼란과 재앙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왕 부장은 "어떤 세력도 다른 나라가 선택한 길을 부정할 자격이 없다"면서 "미국이 중국 스스로 선택한 길과 제도를 존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만, 홍콩,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 등 중국이 핵심이익으로 여기는 문제를 일일이 거론하며 미국에 내정간섭을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만 카드'를 꺼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불장난을 하는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왕 부장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해 대만 독립 세력에 어떠한 잘못된 신호도 보내지 말고 중국 정책의 마지노선을 넘으려 시도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혔다.
또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인권탄압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거짓말과 헛소문"이라고 일축하는 한편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과 홍콩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서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의 발전을 객관적으로, 이성적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양국이 대화를 늘리고 협력을 심화하면서 갈등을 줄이고 대립을 피해야 한다면서 "미국이 사회제도와 역사문화, 발전단계가 다른 대국의 평화적인 '굴기(堀起·우뚝 일어섬)'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왕 부장은 또한 신흥 강대국과 기존 패권국 사이에 충돌이 필연적이라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언급하면서 중미 양국이 이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중 양국이 이데올로기와 사회제도의 차이, 냉전과 집단대항의 사고를 뛰어넘고 평화로운 공존과 협력의 길을 적극적으로 탐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