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든 주도 정상 40여명 화상회의 중·러, 특정국 아닌 유엔 역할 강조
▶ 1월 COP26까지 새 감축에 진통 예상

[ 로이터 = 사진제공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기후 정상회의가 23일(현지시간) 이틀간 일정을 끝내고 막을 내렸다. 38개국 정상 등 40명의 정상급을 초청해 화상으로 진행한 이번 회의는 미국이 기후변화 위기 대응의 국제 협력을 다시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의미가 있다. 상당수 국가가 이를 환영하고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며 화답했다. 반면 미국의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과 러시아는 마지못해 회의에 참석한 듯한 인상을 줬다. 새로운 감축 목표 제시 대신 기존 입장을 반복하며 미국을 견제하는 발언까지 해 미국과 껄끄러운 관계를 반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발도상국은 선진국이 초래한 기후변화의 피해자라면서 적극적인 지원과 원조를 요구했다.
■‘두 번 탈퇴전력‘미국, 신뢰회복은 과제
이번 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의 주도로 성사됐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돌아왔고 주도할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백악관이 세계 지도자를 함께 모을 영향력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대국의 적극적 참여를 촉구하면서 미국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대비 50~52% 감축하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제시했다. 국제적 기후변화 목표 달성을 위해 미국의 지출을 배로 늘리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EU, 일본, 영국, 캐나다 등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줄줄이 상향 조정했다. 한국도 해외 석탄발전에 대한 공적 금융지원 중단 방침을 밝혔다.
CNN방송은 기후변화에서 미국의 신뢰성 확보가 과제라고 지적했다. CNN은 기후변화를 두 번이나 탈퇴한 미국은 신뢰를 쌓을 필요가 있다며 “미국이 21세기 저탄소 경제를 이끌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많은 다른 나라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갈등 관계 반영?‘ 무덤덤한 중국·러시아
이번 회의의 관심사 중 하나는 시진핑 중국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뒤늦은 참석 결정이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두 정상은 기존 목표를 재확인하는데 그쳤고. 오히려 미국을 견제하는 듯한 발언까지 내놨다.
시 주석은 다자주의를 견지해야 한다며 유엔을 핵심으로 한 국제체계의 수호를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 역시 유엔 체제에서 이뤄진 파리기후협약, 기후변화협약(UNFCCC), 교토의정서 이행을 강조했다. 온실가스 배출 1~4위는 중국, 미국, 인도, 러시아 순이다.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세 나라는 진전된 감축 목표를 내놓지 못한 셈이다.
■11월 COP26 징검다리 성격…바이든 “시작에 불과”
개발도상국은 온실가스 배출 역사가 중요하다면서 선진국이 과거 탄소 배출에 책임을 지려면 적극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
오는 11월 영국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향후 10년간 새로운 목표를 채택하는 과정이 예정된 가운데 이번 회의는 각국의 입장을 직접 청취하고 점검하는 징검다리 기능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가 큰 진전을 이뤘다면서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