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초생달

2020-02-06 (목) 07:41:44 나연수 / 두란노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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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 선들선들 살갗을 스치네
초생달은 붉은 노을 지기도 전에
가냘픈 자태로 떠오르네

좀 더 있으면 모든 나무들이
울긋불긋 색동옷을 입겠구나

이때는 초생달의 힘없고 처량한
모습도 간데 없고


낙엽을 밟는 재미보다
세상이 아름답고 곱게 물든 단풍이
쟁반같이 둥글고 청초한 달빛 비추어

젊은 시절에 맛볼수 없는
노년의 삶에 도취되어
아름다운 희망의 꿈을 안겨줄거야

보름달이 기울어 그믐달이 되어도
초생달이 매일매일 둥근달로 커가듯이

청아하고 밝은 달빛이 되어
노년의 삶을 비춰주리

<나연수 / 두란노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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