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숙자의 삶, 그래도 희망은 품고 산다”
▶ 참전군인*마약중독자 등 노숙자 사연도 가지가지
시정부, 더 많은 쉘터 및 저소득층 주택 지어져야
“직업이 주어진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일을 할 것”
가장 필요한 것, 코트•침낭•양말•속옷 및 손톱 깎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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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샘 리카르도 산호세 시장 인터뷰
2. 노숙자 인터뷰
3. 노숙자 숙소 운영 단체의 역할과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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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노숙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삶의 여정과 왜, 무슨 이유로 노숙자가 될 수 밖에 없었으며 그들이 필요로 한 것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들어봤다. 이번 노숙자 인터뷰는 이름과 얼굴은 밝히지 않는 조건에서 본인의 양해 속에 실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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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9년의 시간이 흘렀네요. 제가 노숙자로 살아가고 있는 세월입니다"노숙자 인터뷰를 위해 이날 오후 2시쯤 St. James Park에 도착했을 당시 이미 30-40명 정도의 노숙자들은 여기저기서 잠을 청하거나 아무 생각 없이 앉아있는 모습들이었다.
인터뷰를 위해 몇몇 노숙자에게 요청했으나 거절당하기도 했으나 이들이 왜 노숙자가 될 수밖에 없었으며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알리기 위해 인터뷰 요청을 계속하다가 겨우 한명과의 인터뷰에 성공했다.
자신의 나이가 53세라고 소개하는 이 노숙자는 텍사스 엘파소에서 태어나 LA와 살리나스를 거쳐 지금은 산호세 St. James Park 인근에서 머물고 있다고 했다. 가족도 없이 위탁아동으로 살다가 18세가 되자 위탁소를 나오게 됐다는 이 노숙자는 처음부터 노숙자의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니다. 산호세 지역으로 이주한 이후, 처음에는 쇼라인에 위치한 극장에서 일을 하기도 했고 chip maker라는 회사와 TV station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불경기가 닥치면서 직업을 잃게 되고 렌트를 내지 못하며 결국 노숙자가 됐다고 밝혔다.
낮으로는 2~3군데의 공원을 돌아다닌다고 했으나 밤이 되면 87번 프리웨이 다리 밑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고 한다. 쉘터가 있지만 자리가 부족하고 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다고 했다. 물론 어떤 날은 쉘터에 들어가기도 하지만 노숙자들이 많아 많이 기다려야 한다고 전했다.
세인트 제임스 공원에 있는 노숙자들의 사연이 다양하다고 한다. 참전용사에서부터 마약중독자, 실직자, 고아 등등...
외국에서 온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공원에서 자는 사람들이 많은데 가장 힘든 것 중에 하나는 밤에 쥐들이 나와 잔디 위로 다니면서 자고 있는 사람들 옆을 스쳐가곤 한다는 것이다. 쓰레기통을 뒤지는 들쥐들 때문에 병이 들수도 있고 위생적이지 못해 건강에 큰 위협이 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또한 들쥐들은 노숙자들에게 진드기나 각종 해충을 옮기기도 한다면서 힘든 노숙자의 삶을 토로했다.
그는 시정부에서 도와 줄 것은 더 많은 쉘터와 저소득층이 살 수 있는 집을 마련해 주길 바라고 있다. 또한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이 공원에서 떠나려면 직업이 필요하다면서 노숙자로 있는 사람들 대다수가 취직이 된다면 일할 각오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연방정부나 주정부에서 주는 보조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그같은 보조를 받기 위해서는 직접 그곳 사무실로 가서 등록을 해야 하는데 거리상의 문제 등 힘든 부분이 많다고 한다. 또한 자신은 직업을 원하지 그러한 보조금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며 더 많은 일자리 창출이 노숙자들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만약 이 공원에 정부에서 직업 알선 부스를 차려서 취직을 지원해 준다면 지금 당장 일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노숙자는 인터뷰 내내 종교단체의 도움을 많이 있음을 얘기하며 감사를 표시했다. 인근 교회 및 구세군 재단에서는 무료급식을 제공하고 있으며 샤워시설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거듭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는 노숙자들에게 필요한 것으로 샤워한 후에 입을 깨끗한 속옷 및 갈아입을 옷이라고 전했다. 물론 각종 단체에서 이런 얘기들을 듣고 최근에는 나름의 옷과 음식등을 가져와 나눠준다고 한다. 그래서 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부족한 부분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 노숙자는 인터뷰 말미에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당신은 아느냐"라면서 "우리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코트와 침낭, 양말, 속옷 및 손톱깎기"라고 전했다.
그는 가끔 교회에 가서 예배도 듣는다고 했다.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언젠가는 노숙자의 삶을 털어버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그날을 꿈꾼다고 했다.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 가장 비싼 집값에 가장 높은 임금체계가 자리잡은 이곳 실리콘밸리의 산호세 공원에 역설적으로 이처럼 많은 노숙자들이 있다는 것은 실로 안타깝고 가슴 아픈 모습이었다.
조금이나마 이들을 위해 그나마 살아가는데 큰 어려움이 없는 우리들이 물품과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준다면 그들도 언젠가는 이 힘들고 어려운, 그러면서도 불행한 지금의 삶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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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기자.허범석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