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행복 바이러스’

2016-01-30 (토) 고수정 큐레이터
크게 작게

▶ 뉴저지글마당

“당신은 행복합니까?” ‘라는 질문에 “예, 저는 행복합니다” 라고 거침없이 대답 할 수 있는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우리들은 어쩌면 행복에 무뎌져 있는지도 모른다. 웃으면서 나누는 이웃과의 인사에서, 환하고 구김 없는 아이들의 웃음에서, 함께 둘러 앉아 식사를 나누는 가족들의 편안함 속에서, 이렇게 셀 수 없는 행복이 있는데도 그 것을 지나쳐 버리기 일쑤이다.

그림으로도 행복을 표현한 화가가 있는데 그 대표적인 작가로 르느와르를 꼽을 수 있다. 인상파의 대표 화가인 르느와르의 작품속에는 따스함과 밝음 그리고 발랄하고 행복한 일상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특히 소녀들을 주제로 한 작품들은 이러한 행복을 아주 잘 표현했다. 소녀를 그린 대표작 중에 하나가 ‘피아노를 치는 소녀들’인데,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1892년 유화 작품이다.


자매로 보이는 두 소녀가 다정하게 피아노를 치고 있는 이 작품은 매우 일상적이고도 평범한 주제이지만 의좋은 두 자매를 통해 전해지는 행복감이 잘 표현되어 있어 르느와르의 작품들 중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피아노를 연습하고 있는 소녀와 그 곁에 서서 다정하게 이를 지켜보고 있는 다른 소녀의 진지한 표정으로 그림 속의 소녀가 연주하고 있는 음악까지 감상 할 수 있을 듯하다.

르느와르 특유의 부드러운 색채로 두 소녀의 옷차림, 피아노 위에 놓인 꽃병, 악보대 옆에 있는 촛대, 화려하게 장식된 벽과 커튼 등 당시 파리의 상류층 사람들의 취향을 잘 표현 했는데, 르느와르가 살았던 시기에는 피아노는 상류층만이 가질 수 있는 고급스런 물건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호화로운 생활을 이 작품에서 엿볼 수 있다. 르느와르는 피아노 치는 것을 즐겨 할 정도로 음악에 관심이 많아 그에게 행복감을 안겨주었던 음악은 그가 놓칠 수 없는 주제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이란 건 그렇지 않은가, 벽을 장식하려고 있는 거야. 따라서 가능한 화려해야 해. 내게 그림이란 소중하고 행복하고 즐겁고 예쁜 것, 그렇지 예뻐야 해.” 그는 자신의 그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르느와르의 달콤하면서 행복한 그림들은 그에게 부와 명성을 가져다주어 가난에서 벗어나게 만들었지만 그는 부와 명성에 만족하지 않고 항상 근면하고 성실하게 작업했다. 말년에 르누아르는 류머티즘으로 고생을 하면서도 언제나 새로운 미를 추구했다.

그는 인간과 빛, 영원한 자연을 사랑했으며, 특히 여성의 누드에 매료되어 자연 속에 있는 여성의 누드화를 많이 제작했는데 이는 르느와르에게 여성은 꽃과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상파 화가 르느와르는 밝음과 따뜻함 그리고 발랄함을 사랑해 행복한 분위기를 그렸다.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그 행복은 바로 우리들의 마음속에 우리들과 늘 함께 하고 있다. 그것을 알아보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행복 바이러스에 한번 감염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고수정 큐레이터>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