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후안무치한 행태

2015-09-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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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원(자유기고가)


뉴욕한인회를 포함 정부로부터 분규 단체로 지목된 재외동포 단체가 8군데인 것으로 등재되었는데 이 단체들의 분쟁을 조정할 수 있는 기관이 신설돼야 한다는 주장을 국회 외교통일 위원회 소속 김성곤 의원이 제기했다고 한다. 언필칭 ‘갈등관리’ 심의위원회(가칭)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기가 막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때맞춰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뉴욕한인원로단체들이 공동 호소문을 내면서 뉴욕한인회의 ‘한 지붕 두 회장’ 사태 해결을 위해 정상위측 김민선 회장에게 회장직을 양보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이 초기 뉴욕한인사회의 역군으로, 한인이민역사의 선봉장이자 일꾼으로 지금의 뉴욕한인사회를 주도했고 살아있는 역사임을 좌시해서는 안된다. 한인사회를 초토화 시킨 관계자들이야말로 이들의 뜻을 저버려서는 안될 것이다.

세상을 살다보면 정상이 아닌 기이한 꼴을 안보고는 살 수가 없는 경우가 허다함을 알지만 이게 한국정부에서까지 관여해서 해외 한인단체들간의 불화를 조정하기 위한 부서를 신설한다는 착상 자체가 어불성설이나 될 일인지 조소를 금치 못한다.

뉴욕만 보더라도 뉴욕한인회가 있는데 수많은 지역한인회가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현상 또한 기이한 일이 아닐까 한다.

뉴저지 역시 마찬가지다. 뉴저지한인회가 있는데 북부한인회, 중부한인회, 남부한인회에다가 버겐한인회가 있다. 단체가 있다 보니 단연코 회장이 있어야 하는데 문제는 이 회장을 서로 하겠다고 아우성을 치는 바람에 온갖 분란과 마찰이 생기고 급기야는 지연, 학연 등을 업고 파벌을 조성해서는 이전투구를 불사하는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게 미주뿐이 아니라 해외 각처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에까지 대서특필되며 우리 한인들의 위상을 땅바닥에까지 내리치며 얼굴을 들지 못하게 했던 후안무치한 자들의 추태야 말로 언제나 하는 얘기지만 우리 피에 흐르는 DNA가 문제가 아닐까 새삼 절감하는 바이다.

‘갈등관리 심의위원회를 구성한다고 해도 현지에서 어떤 기준과 무슨 근거로 위원 선발을 해야 되는 가도 큰 문제인데 가당치도 않은 헛소리가 아닐까 한다. 왜냐? 그 심의위원끼리 또 난장판을 벌이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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