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Gender는 무엇일까?

2015-09-05 (토)
크게 작게
강화인 <대학강사>

영어로 성별을 표현할때 sex와 gender 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두가지 모두 성을 이야기하지만 차이가 있다. Sex는 생물학적 용어로 쓰이고 gender는 사회와 문화에서 오랜 세월 만들어진 성의 정체성 (sexual identity)를 말한다.

생물학적으로 인간을 male, female로 표현하는데 비하여 우리가 남성답다 (masculine), 여성답다 (feminine)라는 성의 역할을 말할 때 이것이 바로 gender 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여성다움과 남성다움이 인간의 타고난 성별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여성다움 그리고 남성이 남성다움), 이미 오랜동안 사회 문화적으로 만들어져 온 관습과 인식들로 인해 여성은 여성다워야한다는 명제 아래 사회적으로 불공평한 처우를 받고 있었고 나아가서는 여성이나 남성이나 개개인의 취향을 표현하는데 gender의제약을 받고 있었다는 점이다.

인간은 태어나서부터 자기가 타고난 성향을 스스로 개발하기도 전에 이미 타인의 그리고 사회의 기대치를 배우게 된다. 여자아이는 분홍색으로 치장되면서 인형과 가정용품의 놀이기구를 가지고 놀게되고 학교를 가면 약간 수학을 못해도 그게 여자아이라 그렇다고 자타가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각종 미디아에서 만들어낸 모델과 비교하면서 자기 외모에 불만을 갖게 만드는데 이렇게 만들어지는 과정이 많은 경우 남성들에 의한것이었다라고는 거의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런가하면 남자아이는 파란색으로 시작해서 수퍼맨 같은 놀이를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운동을 잘하고 뛰어놀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다 울면 “뚝” 남자가 운다고 야단도 맞는다. 마치 남자는 안울어야한다는 인식을 갖게 만들면서 아이는 자기의 여린 감정 표현하는것에 억눌림을 받으며 자란다.

그런 억눌림이 행동으로 과격하게 분출되면 그건 또 남성스러워 그렇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런면으로 해석하면 gender stereotype 이 남성에게 항상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생물학적 차이가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지배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엄밀히 살펴보면 타고난 성별로 인해 날때부터 다르게 키워지고 다르게 생각하도록 유도되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관습적으로 주어지는 성의 역할이 인간에게 굴레처럼 씌워져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들은 개인의 성향이 타고난 성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고 1970년대에 androgyny라는 말이 꺼내기 시작했다. 이것은 그리이스어의 Andros (man) 와 gyne (woman) 이라는 말이 합성된 것으로 일반적으로 인간은androgynous individuals이라고 말한다. 즉, 여성스러움과 남성스러움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인간의 성향을 이분화하여 여성과 남성의 두 그룹으로 표현하는것 보다는 차리리 여성과 남성이라는 스펙트럼 안에 개개인이 처한 여러가지 요소로 인해 혹은 자라남으로 인해 자신의 성향을 회색 스케일로 표현해야한다고 보는 것이다.

사실상 남성스러운 면이 있는 여성이 완전히 여성스러운 여성보다 더 많고 여성스러운 면이 있는 있는 남성이 완전 남성스런 남성보다 더 많다고 이야기하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가졌던 의문이 많이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

뿐만 아니고 사회가 만든 사고방식으로 상대방에게 기대하고 있으면서 부부간 불만이 있었다면 한번쯤은 인간 본연의 모습을 자세히 보면서 이해를 하게 되는 동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