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머니 지구’를 살리자

2012-07-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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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주필)

지구촌 곳곳이 요즘 이상기후로 비상이다. 미국은 최근 중, 동부지역에 화씨 100도를 오르내리는 극심한 폭염이 이어져 30여명이 사망했고 동부해안은 폭풍에다 폭염까지 덮쳐 철로가 틀어져 열차가 탈선하는 피해가 속출했다. 러시아도 최악의 폭우로 144명 사망, 1,000여 가옥 침수, 인도는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16명, 독일은 폭풍우로 3명 사망, 20여명 부상 등의 사고가 이어졌다.

한국도 얼마전 극심한 가뭄으로 TV에 저수지가 고갈되고 논바닥이 거북 등처럼 쩍쩍 갈라지고 강나루에 떠있어야 할 배가 풀밭으로 변한 강기슭에 덩그마니 놓인 현장이 보도됐었다. 수많은 물고기가 떼죽음을 한 장면도 방영됐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이 초래한 결과라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이 만든 온갖 과학문명은 땅과 물, 공기를 각종 유독성 화학물질로 오염시켜 갈수록 인간의 삶을 옥죄고 있다.


인간의 환경파괴를 경고하는 끔찍한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벌써부터 많이 상영됐다. 배우 자크페렝의 작품 ‘오션스’에는 어부들이 상어를 포획한 후 진미 요리의 재료인 지느러미만 떼어내고 그대로 바닷물에 버리는 등 환경파괴 행태를 고발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영국 BBC 제작의 ‘행성 지구(Planet Earth)’는 북극에서 남극에 이르는 이상 기후 속에서 먹이를 찾아 방황하는 동물들의 수난이 지구 온난화에서 비롯된 것임을 가르쳐준다. 물을 찾아 사막을 헤매는 코끼리 떼에서 새끼 코끼리들이 쓰러져 죽고, 북극곰들이 삶의 터전인 빙산이 녹아내린 바람에 계속 바다에서 헤엄치며 기진맥진한 모습을 보면 지구온난화의 결과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실감하게 된다.

생태계 파괴는 인간이 자연을 마음대로 지배하려다 겪는 자업자득이다. 우리는 흔히 말로만 자연을 사랑하자고 외칠 뿐 돌아서면 금방 자연 파괴행위를 일삼는다. 지구는 만물을 소생시키고 인간을 따뜻하게 품어주며 서로 어우러져 존재하는 거대한 생명체이다. 이를 지키고 보호하지 않으면 우리는 이 아름답고 포근한 생명체를 잃을 수밖에 없다.

지구를 ‘어머니’ 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다. 녹색지구를 위한 환경운동에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어머니 린다 실베르센과 그녀의 아들 토시 실베르센이다. 이들이 함께 쓴 책 ‘어머니 지구를 살리는 녹색세대’의 첫머리는 환경주의자였던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150년 전에 물었던 “아무리 좋은 집이 있어도 지구가 건강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라는 질문을 인용하고 있다. 이 책에서 실베르센 모자는 ‘어머니 지구’가 지금 기후온난화, 물 부족, 연료 고갈 등으로 병들어 가고 있다고 경고한다.

물론 지구 살리기 캠페인이 요즘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배기가스 줄이기 운동에 하이브리드 및 전기 자동차 개발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개발현장마다 환경단체들이 반대시위를 벌인다. ‘녹색경영’을 표방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 모두가 지구를 오염에서 구출하자’는 위기의식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한인들도 지구 살리기에 동참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굳이 산속에서 살거나 환경단체에 가담해야만 친환경의 삶을 사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자연보호 방법은 많이 있다. 일상의 습관과 생활방식을 조금만 바꿔도 지구를 푸르게 만들 수 있다. 쓰레기양을 줄이고 분리수거에 호응하기,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기 등부터 실천하는 것이 지구사랑의 첫걸음이다.

‘나라 없는 사람’ 이란 책을 쓴 커트 보네커트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게으름으로 지구가 하루하루 망가져 가고 있음을 개탄하며 자기 묘비에 “아름다운 지구여, 우리는 그대를 구할 수 있었지만 너무나 속악하고 게을렀도다!”라는 경고문을 삽입했다. 당신은 맑고 건강한 지구에서 살고 싶은가? 아니면 오염으로 찌들고 병든 지구에서 살고 싶은가?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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