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시아의 세기는 올 것인가

2012-05-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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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문명의 동점현상으로 본 인류사의 발전은 세계 4대 문명의 발생지였던 아시아를 시발점으로 유럽(Pax-Europeana)에서 아메리카(Pax-Americana)로 다시 아시아(Pax-Asiana)로 회귀한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이러한 세계사의 흐름을 일찍 간파하고 미국과의 패권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야심찬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역사적으로 중화사상에 근거해 패권확장을 위한 국가전략에 집중할 뿐 국제사회를 주도하는 리더십이 상당히 부족하다. 대만이나 네팔과의 국경분쟁문제나 북한에서의 영향력 유지를 위한 대북지원 등은 국토확장의 전략이 농후하다.

일례로 북한의 탈북자들에 대한 비인도적인 처리는 중국이 자국의 국가이익에 부합되지 않는 국제문제에 어떠한 경우에도 개입하거나 희생하지 않겠다는 증거이다. 또한 북핵의 암묵적인 승인으로 중국의 핵개발과 국방력 확장을 정당화하고 동북아 긴장을 유발시키고 있다. 이미 천안함 사태후 한반도 주변에서의 한미군사합동 훈련에 가장 큰 적의를 나타내며 군함을 서해안에 주둔시킨 것도 중국이다. 일본은 2차대전 후 폐허가 되었지만 미국의 후광을 등에 업고 세
계경제대국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영광도 거품경제의 붕괴로 진통을 겪다 현상유지수준의 경제국가가 되었다.


결국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도 거품이 거치면서 안정세를 찾는데 상당히 시간이 걸릴 것이며 국제사회의 패권경쟁에서 경제력이 결코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러시아 또한 공산주의 최대약점이었던 경제위기로 붕괴되었다. 냉전시대 미국을 위협하던 국방력을 발판으로 여전히 핵무기 보유수는 미국을 능가하나 국방력이 국제사회의 패권경쟁에서만 사용되었기에 붕괴된 것이다. 그럼에도 막강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경제부활을 통한 국제사회 재등장
을 꿈꾸고 있으나 역시 중국처럼 자국의 국제적 리더십이 결여돼 있다.

죠세프 나이 교수는 미국의 힘은 축소되나 결코 이울지 않을 것이라 진단했다. 미국의 힘은 개척정신을 발판으로 모든 문화를 통합할 수 있는 정치적 아우라에 기초해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자국의 국방력과 미국적 민주주의 가치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가경쟁력 면에서도 전 세계 1위의 국방력과 광활한 대지에 풍부한 자원을 갖춘 국가규모나 소프트 파워로서 인적자원의 보고인 우수한 연구기관이나 교육시스템도 한 몫 한다.

아시아의 세기는 아시아 강대국들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국의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려있다. 아시아의 세기는 아시아 각국이 국제적 리더십과 자국의 이익을 넘어서는 월드비전을 갖추고 활동할 때 그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세기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 발판은 역시 1,2차 세계대전에 연합국으로 참전하며 세계평화를 위해 많은 희생을 치루며 일궈낸 것이다. 이는 전쟁을 통해 소련등 적국에 많은 무기를 팔아 부국이 되었다는 좌파들의 편협한 역사의식을 넘어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한 뿌리 깊은 미국의 외교정책의 산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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