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바람 잘 날 없는 에디슨 타운 정치판

2011-12-12 (월)
크게 작게
지난 수요일 타운 건물에 볼일이 있어 들렀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좀 늦기는 했지만 매년 나눠주는 낙엽 봉지를 얻으러 인근 지역 취재 후 잠깐 들른 시간은 오전 10시 30분. 평소 250대를 세울 수 있는 타운 건물 파킹 장에 드문드문 서 있는 십 여대의 자동차를 보고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에디슨 시 행정부, 법원, 경찰서가 모여 있어 평상시 주차 공간을 찾기 힘든 곳인데 평일 오전에 텅 비어있는 것은 정상이 아니었다. 차에서 내린 필자를 반긴 것은 굳게 닫친 출입구와 생활 민원 때문에 행정처를 방문한 두 백인 노부부의 불평이었다.

현재 중부 뉴저지의 대표적인 한인 타운인 에디슨에서 때아닌 정치 싸움이 거세게 일고 있다. 바로 최준희 시장 낙선의 주역인 현 시장 안토니아 리씨글리아노 (Antonia Ricigliano)와 시의회, 행정부, 검찰 등이 벌이고 있는 지긋지긋한 정치 싸움 때문이다. 우선 현재 분쟁의 요점은 지난 화요일에 리씨글리아노 시장이 내린 행정업무 전폐 결정이다. 시 의회에서 120만 달러의 예산안을 통과 시키지 않자 60명에 달하는 시 공무원 월급을 무 지급 (furloughs)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이는 곳 모든 행정부와 경찰 업무를 포기하겠다는 의미와도 같다. 리씨글리아노 시장의 발표가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경찰관 키쓰 한 (Keith Hahn)이 시장을 모독하는 글을 전 에디슨 공식 이메일에 올려 더욱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에디슨 거주민으로 이번 사태를 바라볼 때 갑자기 일어난 돌발 사태가 아니다. 최준희 시장이 물러난 후 리씨글리아노 시장의 행동과 결정은 구태의연하고 부패된 미국 지역 정치의 표본을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방만하게 운영된 시 재정을 움켜잡는다는 명목하에 리씨글리아노 시장은 시 정부를 운영하는 손발을 모두 잘랐다.


이번 여름 허리케인 피해와 폭우 때도 역시 넘어진 나무를 수일간 방치해서 주민들의 빈축을 샀다. 그런 와중에 지난봄에는 자신 아들이 운영하는 법률 사무소를 에디슨 시 분쟁 조정위원회에 슬그머니 올렸다가 시 의회에 큰 반발로 무산에 그쳤는데 여기서 그친 것이 아니고 자신의 결정이 옳다고 지방 법원에 낸 소송에 자신 아들을 변호사로 지명에 타운 예산을 책정한 것이 현 분쟁의 근원이라고 보면된다.자신의 이익을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해대는 지역 정치의 현실을 보면서 무료 낙엽 봉투를 기대하고 간 본인이 오히려 한심해 진다.


서영민 중부뉴저지 지국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