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나치 생존자와 위안부 할머니의 만남에 거는 기대

2011-11-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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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사회 2팀 차장)

정신대 문제와 관련 일본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일본군 강제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 집회’가 다음달 14일이면 1,000회를 맞는다. 1992년 1월8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작된 이 집회는 20년 가까이를 이어와 세상에서 가장 오래 이어진 집회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됐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주관하고 있는 이 집회는 반인륜적 범죄인 강제위안부(정신대) 만행에 대해 일본정부가 공식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정부는 이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꽃다운 나이에 일본군 강제위안부로 끌려갔다 구사일생 살아 돌아 온 피해 할머니들 가운데 현재까지 살아있는 분은 총 65명.


일본정부는 소송의 원고인 피해 할머니들이 모두 돌아가시는 그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 듯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는 시간 동안 미동조차 않고 있다. 일본정부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유대인학살(홀로코스트)에 대한 잘못을 공식 사과한 독일정부와는 너무나도 다른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나아가 역사까지 왜곡하고 있다.

다음달 13일 뉴욕에서 이뤄지는 ‘나치 생존자와 일본군 강제위안부 할머니의 역사적 만남’이 기다려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만남에는 지난 2007년 미연방의회에서 일본군 강제위안부 관련 증언을 한 이용수 할머니와
또 다른 생존자가 함께 참석, 홀로코스트 생존자 한느 리브만 할머니 등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독일과 일본군이 저지른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 증언, 인권을 침해하는 전쟁범죄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세계에 알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강대국의 손을 들어 일본의 빰을 친다’는 전략으로 이미 연방의회의 ‘일본군 강제위안부 결의안 H. Res. 121’ 통과를 주도하고 ‘위안부 기림비 설립’과 아울러 홀로코스트센터에서의 ‘일본군 강제위안부 미술 전시회’를 기획한 뉴욕뉴저지한인유권자센터가 마련한 이번 행사는 침묵으로 일관해온 일본정부에 일침을 가하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더욱이 이번 행사를 계기로 유권자센터와 홀로코스트센터는 ‘아시아 역사 인턴십 프로그램’을 개설, 일본의 만행을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고발해 나가는 것은 물론 다시는 이 같은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라 이에 대한 한인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일본군 강제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모두 돌아가신다 해도 역사의 진실은 결코 변할 수 없는 만큼 이번 만남행사와 ‘아시아 역사 인턴십 프로그램’ 개설에 한인사회의 실질적인 후원과
단합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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