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감사로 세워진 나라

2011-11-1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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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섭 아동문학가/ 목사

1620년 12월 26일 영국의 청교도(Puritan) 102명이 풀리머스(Plymouth, MA)해변에 상륙하였다. 그들은 모래를 날리고 기쁨의 함성을 지르며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첫째 180톤 밖에 안 되는 작은 배지만 평균 시속 2마일로 117일간 무사히 항해하였음을 감사하였고, 둘째 항해 중 2명이 죽었으나 한 아기가 태어났음을 감사하였으며, 셋째 폭풍으로 큰 돛이 부러졌으나 파선되지 않았음을 감사하였다.

넷째 큰 파도에 밀려 여자들이 바다에 빠진 사고가 두 번 있었으나 모두 구출되었음을 감사하였으며, 다섯 째 신대륙에 도착한 것은 실상 한 달 전이었지만 나쁜 인디언들의 반대로 상륙 못하다가 상륙지 풀리머스를 발견할 수 있었음을 감사하였고, 여섯 째 3개월의 고통스런 항해 중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음을 감사하였다.


개척민의 초대 지사가 된 브래드포드(William Bradford)씨는 새 땅에 정착한지 3년만에 감사절 지킬 것을 이렇게 선포하였다. “높으신 하나님께서 금년에 넘치는 수확을 주셨다. 인디언의 도움으로 옥수수, 밀, 호박과 여러 가지 채소를 가꾸었으며, 숲에서 산양을 하고, 바다에서 생선과 조개를 넉넉히 얻도록 축복해 주셨다. 야만인의 습격에서 지켜주시며, 여러 질병에서 건져 주셨
다.”

“그 무엇보다도 우리들의 양심을 따라 자유로운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나는 모든 순례자들(Pilgrims)에게 선포한다. 주후 1623년 11월 29일, 목요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어른과 아이들은 전원이 모여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이 모든 복을 주신 전능하신 하나님께 감사의 예배를 드리라.”
이들 건국의 조상들은 풍요한 수확과 행복한 환경에서 감사한 것이 아니다. 의지할 오막살이를 짓는 것보다 7배나 되는 무덤을 팔 수 밖에 없었던 첫 겨울, 하루에 옥수수 다섯 개씩으로 연명할 수밖에 없었던 추운 겨울을 지내고도 하나님께 감사하였던 것이다. 1863년 남북전쟁이 극심할 때 링컨 대통령은 추수감사절을 미국의 국경일로 선포하며 말하였다. “국내 국외에 사는 모든 미국인은 이 날 하늘 아버지의 선하신 은혜를 깨닫고 감사하라.”

뉴욕은 마라톤의 전통이 있지만 라스베이거스는 포옹(hug)마라톤의 전통적 행사가 있다. 이것은 미국 심장협회의 모금을 돕기 위한 것이다. 작년도 챔피언은 오하요 주의 제프 온대시 씨로서 24시간 동안에 7,777회의 포옹을 하여 기네스북에 올랐다. 포옹의 대상은 자신의 딸 칼리 양이었다. 자지 않고 먹지 않고 계속 포옹하는 것인데 그는 살아가는 모든 것이 고맙다는 감사의 마음으로 포옹하였다고 한다. 이 포옹은 시간당 208회, 1분에 세 번 반의 포옹을 한 것이다.

이미 받은 복을 깨닫지 못하는 자에게 내일의 행복은 기약되지 않는다. 마음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위로 받으려는 생각에서 위로해 주는 자세로, 인정받으려는 심사에서 인정해주는 태도로, 사랑 받으려는 빈자(貧者)의 근성에서 사랑해주는 부자의 마음으로 마음의 자세를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불평하는 사람은 행복을 얻지 못하고 감사하는 사람이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행복해서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하며 살기 때문에 행복해진다.

불평의 눈으로 보면 온 세상이 불평할 일로 가득하다. 그러나 감사의 눈으로 보면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감사할 조건들이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겸손한 사람이다. 작은 것에 감사할수록 그 사람의 겸손이 더 드러난다. 교만한 사람이란 감사를 잊은 사람이다. 감사는 관심으로 이어지고, 관심은 섬김으로 이어지며, 섬김은 복지로 이어진다. 그것이 천국운동 혹은 평화 만들기의 기초적인 공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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