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미만 판매 불가’ 스티커… 때 아닌 이슈 만들기 불과 가요계 반응 냉담
’뒷북 심의? 표적 심의?’
가수 비의 5집 앨범이 뒤늦게 청소년 유해 판정을 받았다.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심의를 거쳐 비의 5집 타이틀 곡 <레이니즘>을 청소년 유해물로 판정했다. 청소년의 정서함양에 문제가 된다는 게 이유다. 유해물로 판정되면 앨범에 ‘19세 미만 판매 불가’ 스티커를 붙인다. 음원을 다운로드를 받으려면 성인인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를 받아들이는 가요계의 반응은 차갑다. 앨범이 발매(10월15일)된 지 1개월이 훨씬 지난 뒤에 이 같은 조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때 아닌 이슈 만들기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는 최근 <레이니즘> 활동을 마치고 후속곡 활동을 시작했다. <레이니즘>은 이미 방송ㆍ라디오 등의 매체를 통해 16일까지 총 810회(에어모니터기준) 방송됐다. 오프라인 앨범은 24일까지 총 10만3,000장이 팔려나갔다. 이 정도면 국민 대부분이 한번쯤 들어봤을만한 수치다.
한 앨범 제작자는 숱한 섹시 컨셉트의 가수들이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노골적인 가사도 제법 많다. 이중 비만을 문제 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표현의 자유가 침해당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지상파 3사 방송사는 <레이니즘>을 10월 중순, 재심의를 거쳐서 방송을 허락했다. 당시 심의실의 공통된 의견은 선정성의 우려는 있지만 표현이 ‘은유적’이라는 데 집중했다.
은유적인 표현까지 제재하기는 무리라는 판단이었다. 각사 심의실의 이 판단은 청소년보호위원회를 통해 보기 좋게 뒤집어졌다. 구체적인 판단 근거는 없었다. ‘청소년 정서함양’이 고작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강명석 씨는 국내 심의 체계는 구체적으로 어떤 표현을 쓰면 제재한다는 기본적인 기준 자체가 없다. <레이니즘> 가사를 무대 위에서 보여지는 퍼포먼스와 연계해서 본다면 이상하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가사를 문제 삼는 것은 비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음악계 전체가 가지고 있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큰 도전이다고 말했다.
청소년위원회는 최근 비의 <레이니즘> 가사 중 ‘매직스틱’ ‘바디쉐이크’ 등의 표현이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청소년 유해물 판정을 내렸다. 비의 소속사 제이튠엔터테인먼트 측은 23일부터 문제가 된 일부 가사를 수정해서 온라인 음원을 판매하고 있다.
스포츠한국 김성한기자 wing@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