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돈 못받고 쫓겨나나… ‘생계형 배우’들 시름

2008-11-20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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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불황 보조출연자에 불똥

’온에어’ 400명 출연료 아직 못 받아 발만 동동… 드라마 제작축소, 일자리조차 잃어

방송가에 구조조정이 시작되며 ‘빈익빈’ 현상 가속되고 있다.


방송가의 ‘허리띠 조이기’가 전방위적으로 번져가고 있다. 지난 7일에는 방송3사 드라마국장이 출연료 상한제를 논의하며 천정부지 솟은 배우들의 몸값에 직접 칼을 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거대 방송사와 톱스타가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 ‘생계형 배우’인 2만여 보조 출연자들은 한층 깊은 시름에 빠졌다.

수많은 보조 출연자들은 그 동안 출연했던 작품의 출연료를 지급받지 못하고 끙끙 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체 방송가가 자금난에 허덕이며 출연료 받기란 더욱 요원해졌다.

올해 초 방송돼 소위 말하는 ‘대박 드라마’가 된 SBS <온에어>에 출연한 보조 출연자 400여 명은 아직까지 출연료를 받지 못했다. 이들의 출연료 총합은 약 1억원. 일부 톱배우들의 1회 출연료에도 미치지 못한다. ‘불러주기만 바라는’ 약자인 터라 실질적인 대응은 하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HSPACE=5
온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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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

이 외에도 ‘250억 대작’으로 화제를 모은 MBC 월화특별기획 <에덴의 동쪽>(극본 나연숙ㆍ연출 김진만)를 비롯해 MBC <에어시티>와 <스포트라이트>, KBS <미우나 고우나> 등에 출연한 보조 출연자들 역시 제 때 돈을 받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 드라마의 섭외를 담당했던 한 업체가 부도가 나면서 보조 출연자들은 출연료를 받을 길이 막막해졌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방송사가 외주 제작사가 지급하는 제작비는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나머지는 기업 협찬이나 PPL, 해외 판매 등을 통해 충당해야 한다. 적자를 보고 있는 외주 제작사는 상대적으로 반발이 적은 보조 출연자들의 출연료 지급을 후순위로 밀어넣고 있다. 가난한 보조 출연자들이 더욱 가난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방송3사의 드라마 제작 축소는 보조 출연자들의 설 곳을 더욱 좁게 만들고 있다. 가을 개편을 맞아 MBC 주말특별기획, KBS 일일드라마, SBS 금요드라마 등이 폐지됐다.

16부작 미니시리즈 한편에 약 400명의 보조 출연자가 투입되는 것을 감안하면 1,000명이 넘는 보조 출연자들의 일자리가 사라진 셈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출연료 지급이 지연돼도 출연 작품이 있다는 사실은 보조 출연자들의 보람이었다. 이제는 출연 기회조차 잡기 힘들어졌다. 방송사와 외주제작사들은 몇몇 톱배우의 개런티를 낮춰 자신들의 수익을 늘릴 생각만 할뿐 보조 출연자들을 돌볼 생각은 없는 것 같다며 하소연했다.

스포츠한국 안진용기자 realyo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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