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가 포착돼 검찰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일 오후 미국으로 전격 출국했다.
현대차 그룹 등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오후 6시 5분께 샌프란시스코행 대한항공 KE023편으로 출국했고 기아차 해외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안병모 부사장등 2명이 정 회장을 수행했다.
정 회장은 검찰과 아무런 사전 조율을 거치지 않은 채 방미길에 오른 것으로 확인돼 도피성 출국 논란이 예상된다.
검찰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주임 검사도 정 회장의 출국 사실을 몰라 확인 중에 있다. 검찰과 현대차 사이에 사전 협의된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도피 가능성과 관련, 그동안 출금 조치를 취하지 않은 만큼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지 않겠느냐. 정 회장 출국과 관계없이 현대차 비자금 수사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정 회장이 아무런 협의도 없이 해외로 떠나 수사에 차질을 빚을수도 있다고 보고 장남인 정의선 사장에 대해서는 조만간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는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이 미국 앨라배마 공장 및 조지아주의 기아차 공장부지 예정지를 방문하고 현지 판매를 점검하기 위해 1주일 일정으로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며 도피성 출국 가능성을 일축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본격 가동 1년을 맞은 앨라배마 공장 및 협력업체 등을 방문, 최상의 품질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메이드 인 USA’ 현대차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이달 말 착공 예정인 기아차의 조지아주 공장 부지와 공장 건설에 필요한 전반적인 현안도 점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에서는 앨라배마 공장 건설 책임자로 있었고 지금은 기아차의 조지아주 공장 건설을 담당하고 있는 안병모 기아차 부사장과 이봉재 비서실장,실무 책임자 등이 정 회장을 동행했다.
정 회장은 또 최근 베르나와 싼타페, 그랜드카니발, 로체 등 신차종을 투입해미국 판매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현지 딜러점을 방문, 판매 증대 방안 등을 협의하고 고객 만족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주문할 계획이라고 현대차는 전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의 미국 방문은 사전에 잡혀있던 일정이다. 정 회장은 이달 27일 미국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리는 우드로 윌슨상 시상식과 조지아주 공장 기공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김인철 기자